의약살롱

돌봄시대에는 어떤 식생활돌봄이 필요할까

2026-03-16 13:00:01 게재

우리나라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이 암이기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에게서 암 발생을 줄이는데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암을 완전히 막아주는 ‘마법의 슈퍼푸드’는 없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반복해서 나온 식품군은 분명히 있다.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핵심 식품군으로 채소 전반(특히 생 채소 많이 먹기)은 여러 연구에서 다양한 암의 위험을 낮추는 데 연관되어 있다.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배추 브뤼셀싹 등은 설포라판 같은 성분을 통해 유방·폐·대장암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블루베리 딸기 라즈베리 등은 항산화·항염 성분이 풍부해 DNA 손상 보호, 종양 성장 억제 등 기전에 대한 연구가 많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 씨앗 견과류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많이 쓰는 지중해 식단은 비만 관련 암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통곡물 콩류 채소 과일에 든 섬유질은 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마늘 양파 파 부추 등은 위암·대장암·전립선암 예방과 관련된 보호 효과가 보고됐다. 아마씨의 리그난과 견과류의 건강한 지방과 항산화 성분은 일부 암에서 위험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 강황의 커큐민은 항산화·항염·항암작용이 있어 암 성장 억제 가능성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다.

암 예방엔 슈퍼푸드보다 식단패턴 중요

​여러 연구를 종합해볼 때 암 예방에는 슈퍼푸드보다 ‘식단 패턴’이 더 중요하다. 세계암연구기금·미국암연구소는 특정 음식 하나보다는 다음과 같은 식습관 전체가 더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식단의 중심을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등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할 것 △가공육(소시지 햄 베이컨)과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일 것 △설탕이 많은 음료와 고열량 가공식품을 줄여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 △술은 가능한 한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제한할 것, 이는 특히 유방암 예방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식단만으로 모든 암을 예방할 수는 없고 금연 운동 체중관리 음주제한 등을 함께 해야 전체 암의 30~40%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슈퍼푸드’라는 상업적 표현보다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매일 꾸준히 먹는 패턴이 훨씬 중요하다. 셀레늄 결핍(혈중 농도·섭취량이 낮은 국가나 개인)에서는 대장암 포함 암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근거가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과잉 보충은 오히려 다른 부작용이나 암 위험 신호가 있어 ‘정상–상한 사이 좁은 적정 범위’가 중요하다.

경도의 저마그네슘 섭취는 대장선종·대장암 위험과 연관될 수 있고, 과다섭취는 오히려 암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 아연과 구리의 불균형(Cu↑, Zn↓, Cu/Zn ratio↑)이 발병 전후의 산화스트레스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다. 둘의 불균형은 암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정 미네랄(셀레늄 아연 등)을 고용량으로 섭취했을 때 일부 위험이 증가하거나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국제암연구소(IARC) 등 국제기구의 암 예방 경고에도 비타민·미네랄을 일상 식사를 통해 필요한 양을 섭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결핍을 교정하고, 권장량 범위 내에서 식사하는 것’이 ​​일부 암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상업성 광고에서는 이온 미네랄을 섭취하지 않으면 큰 일 날 것처럼 주장하지만 현재까지 ‘이온 미네랄을 더 많이 섭취하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그러므로 일반 사람들에게는 개별 마이크로 뉴트리언트 고용량 보충제보다는 통곡물 콩류 견과류 해산물 채소 등을 통한 균형 잡힌 섭취가 식생활돌봄에 가장 안전한 전략으로 권고된다.

물론 고위험군(대장선종 염증성장질환 영양불량 등)에서는 필요할 때 혈중 미네랄 상태 평가 후 결핍 교정 차원의 보충을 고려하되 상한섭취량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식생활 문제, 보건의료 위기 초래

오늘날 균형을 잃은 부실한 식생활의 결과는 암 비만 심혈관질환 당뇨병 위험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일수록 그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식생활 문제가 보건의료의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먹거리를 지원하고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 지극히 어려움을 겪는 거동 불편한 노쇠중증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통합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통합돌봄을 제공할 때 건강취약그룹에게는 식생활돌봄을 통합돌봄의 한 구성요소로 적극 고려해야 한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