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성과급에 ESG 연동한 상장사 22%뿐

2024-05-08 13:00:02 게재

미 S&P500 기업은 ‘100%’

임원 성과급에 ESG를 연동하는 코스피 상장사는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은 500개사 전부 임원 성과급 산정체계에 ESG 성과를 연계하고 있다.

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스피 200 기업 중 44개사(22%)만이 임원 성과급과 ESG를 연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 S&P500 기업은 사실상 ‘전부’ 임원 성과급 산정체계에 ESG 성과를 연계하고 있다. 글로벌 ESG 리서치 그룹 ESG게이지(ESGAUGE)가 조사한 결과다.

국내 기업의 경우 올해 4월 1일 기준 코스피 200 지수에 편입되어 있는 200개 종목에 대해 2023년 사업보고서상 임원 보수 산정기준에 ESG, 지속가능성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해외기업은 블룸버그 ESG 평가모형 내 지배구조(G) 부문 중 ‘임원 보상(Executive Compensation)’ 부문에서 고득점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2023년 사업연도에 대한 사업보고서 및 주주총회 자료를 조사했다. 여기에 기재된 임원 보수 정책, 임원성과 점수표(Scorecard) 또는 메트릭스(Metrics) 등을 검토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임원 성과급 산정 시 ESG 관련 요소를 고려한 국내 기업 중 모범사례로 DL DL이앤씨 NAVER POSCO홀딩스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SK텔레콤 SK하이닉스 TKG휴켐스 대우건설 롯데웰푸드 미래에셋증권 삼성SDI 신한지주 팬오션 현대백화점 효성 등 18개사를 선정했다.

국내 기업 중 최고 모범사례로는 POSCO홀딩스를 꼽았다. 엄주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POSCO홀딩스는 임원의 성과급 산정 시 친환경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 친환경 신소재 개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신기술 도입 등 다각도로 그 기여 여부와 정도를 측정할 뿐 아니라, 임원 보수 산정기준 및 방법에 광석리튬, 염수리튬, 고체 전해질, 실리콘음극재, 수소환원제철 등 소재나 기술의 구체적인 명칭까지 기재했다”며 “임원 성과급 지급 규모 결정 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평가보상위원회가 경영성과를 평가하는데, 이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이루어져 있고 평가항목 중 ‘ESG’는 정성평가에 속하고 전체 평가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라고 설명했다.

해외 모범사례 중에서는 펙시를 뽑았다. 펩시 임원들은 지구와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농업, 기후, 수자원, 포장, 인적 자원, 신사업, 브랜드 이미지 등의 ESG 목표를 개인의 목표와 연계해야 한다.펩시 CEO 겸 이사회 의장은 평가 대상 기간 동안 재생농업의 확대, 영업용 차량으로 전기차 도입,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포장 사용 증대, 수자원 관리, 주요 제품 나트륨 함량 감축, 여성 및 흑인·히스패닉계 임원 및 관리자 비중 증대, 공급망 다각화 등을 달성했고, (재무성과도 물론 고려되었지만) 이러한 ESG 관련 성과에 근거해 성과급이 산출됐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작년 10월에 개정한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사 및 경영진 보수 산정 시 재무적 업적뿐 아니라 환경, 안전 등 ESG 관련 업적도 보수에 연계하도록 하는 안에 자산운용사가 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TCFD(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의 권고안은, 기후 리스크가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에 속한 기업의 경우 기후 관련 리스크 및 기회를 (임원) 보수 정책과 연계할 것을 권고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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