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지분 축소 수순

2024-05-13 13:00:01 게재

경영권 이미 소프트뱅크가 행사 … 장기적 해외사업 전략 세워야

라인야후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 정부와 정치권이 잇따라 입장을 발표하면서 한·일간 정치외교적인 사안으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번 라인야후 사태는 네이버의 지분(A홀딩스) 축소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네이버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현행유지 ●지분전량매각 ●지분축소 등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실적인 것을 고려하면 지분축소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라인야후 경영층이 이미 지분조정을 요구한 상황이고 네이버도 자본 관계 재설정을 공식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결산설명회에서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네이버에 대주주 자리를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여진다.

네이버도 지난 10일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이 답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네이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 등을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10일 입장자료가 처음이다.

네이버가 지분 조정으로 결론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것은 3년 전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출범 때부터 네이버가 공동 대주주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2011년 일본에서 라인 서비스를 출시한 후 2021년 3월 야후재팬을 보유한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를 출범시키고 공동 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A홀딩스 이사 추천권은 소프트뱅크 3명, 네이버 2명으로 할당돼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인사권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 매출은 모두 소프트뱅크 연결 매출로 집계됐고 네이버에는 지분법 이익만 당기순이익에 반영해 왔다.

이런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외사업전략과 국내 라인 관련 인력 활용 관점에서 가장 유리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네이버가 가진 라인야후 지분(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 지분 50%)은 현재 주식 가치만 따져도 8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라인이 네이버 사업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우선 라인야후는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를 잃으면 동남아시장 확장 기회마저 소프트뱅크에 넘기게 될 가능성도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 9600만명에 달할 정도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고,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를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2억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 라인야후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은 일본 이외 글로벌 사업개발과 확장을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라인프렌즈 캐릭터 사업을 운영하는 아이피엑스 지분 52.2%와 라인게임즈 지분 35.7%,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지분 18.8%를 갖고 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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