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유누스, 방글라 과도정부 수장으로
대통령·군부·시위대 회의
질서회복·총선 관리 임무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84)가 반정부 시위와 총리 사퇴로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수습할 과도정부 수장을 맡게 됐다. 뉴욕타임즈, 프랑스24 등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모함메드 샤하부딘 방글라데시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앞서 샤하부딘 대통령이 군부, 시위 주도 대학생 지도자, 시민단체 대표들과 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글라데시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누스가 대학생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총선을 관리할 과도정부의 최고 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의 빈곤퇴치 운동가로, 은행대출을 받을 수 없는 빈곤층을 위해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은행을 설립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한 다카 대학의 법학 교수 아시프 나즈룰은 “우리는 비상한 상황에서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있다”며 “임시정부의 임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시 정부의 다른 구성원들은 앞으로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회의 참석자들은 말했다.
유누스 임시정부 수장은 두가지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평화를 회복하고 폭력과 기물 파손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임시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싱크탱크인 정책대화센터의 연구 책임자인 파미다 카툰은 말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몇 주에 걸친 학생 시위와 보안군과의 폭력적인 충돌로 약 300명이 사망한 상황에서 1억 7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의 질서를 회복해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방글라데시가 새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할 때까지 임시 정부의 역할과 그 임무가 무엇인지를 정의해 새 정부의 탄생까지 과도기를 이끌어야 한다.
유누스 임시정부 수장은 방글라데시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여러 정부 부처를 안정시킬 인물들을 신속하게 임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