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내란수사 ‘멈칫’… 환율 연중최고치

2024-12-26 13:00:25 게재

1460원 깨져 … 박근혜 때도 탄핵인용 뒤 안정

환율이 연중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세계적 강달러 기류에 정치 불안이 맞물린 탓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회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불확실성이 걷히는 듯했다. 하지만 그 뒤 내란수사도 탄핵절차도 멈칫했다. 내란수사는 윤 대통령 지연전술에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버티기로 탄핵절차도 진척이 없다. 세계금융시장이 한국 정치상황을 불안하게 보는 이유다.

26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중 최고치다. 이미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버금가는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1월2일부터 지난 24일까지 241거래일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363.09원이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394.97원 이후 26년 만이다.

한 권한대행이 이날 국회 추천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으면 환율시장은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한 대행 탄핵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탄핵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환율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장과 해외투자자들은 헌재가 결론을 보고서야 ‘한국의 정치불안이 종료됐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결국 신속한 탄핵절차 진행이 한국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경로인 셈이다. 박근혜 탄핵 당시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9일 환율은 1165.9원을 기록했고 그해 연말 1210원대까지 올랐다. 탄핵이 인용된 이듬해 3월10일에야 1157.4원으로 진정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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