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노동시장 흐름과 FOMC 의사록·통화정책 주목
미래 신기술 집합 ‘CES 2025 행사’…빅테크주 반등 예상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코스피 방향성 전망에 큰 영향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용지표를 통한 미국 노동시장 흐름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연준위원들의 발언으로 향후 통화정책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 이벤트와 삼성전자 잠정 실적 등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신규고용·구인 건수 감소 =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미국 12월 구인건수와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민간고용, 노동부 고용보고서까지 주요 노동시장 지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될 2024년 12월 미 노동시장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구인건수와 비농가 신규고용 모두 11월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비농가 신규고용의 경우 15만명대로 지난해 11월 22만7000명대에서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4.2%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은 작년 9월과 10월 4.1%를 유지한 후 11월 4.2%로 증가한 가운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3%로 전월(0.4%)보다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이런 가운데 미국 비농가 신규고용과 구인건수가 줄어든다면 노동시장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점진적이지만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2기 고강도 관세나 이민 억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정책이나 그보다 우선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고강도 관세는 협상의 카드로 활용되며 우려만큼 관세 강도가 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민 억제는 고용 부진의 형태로 먼저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에는 지난달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회의록을 통해서는 △정책금리 25bp 인하와 동결 의견 간 논란 △금리인하 전망폭 축소 △경제∙노동시장에 대한 평가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 등에 대한 세부 논의를 가늠할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잇따른다. 6일 연준 쿡 이사, 7일 바킨, 9일 하커, 바킨, 슈미트 연은총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1월 하순에 예정된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올해 금리인하 경로 전망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 및 인플레이션 영향을 어떻게 보는지가 주목할 사항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9%까지 내다보며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경기 낙관론 주춤할까 = 다만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살펴보면 꾸준히 상향 조정되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대체로 경기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해서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도 함께 높아지면서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시티그룹이 발표하는 경기서프라이즈 지수를 살펴보면 미국은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제 발표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1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작년 10월 56.0까지 상승했던 지수는 11월에 52.1로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53.0으로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주 후반에는 미 대형은행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미국의 S&P500 기업의 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평균 이익증가율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11.9%로(전기 5.9%)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 대형은행들의 평균 이익증가율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39.7%로 전기(7.3%)보다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별로 격차는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에서는 6일 차이신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다. 작년 10월 52.0에서 11월 51.5로 반등 1개월 만에 재차 하락한 이후 이번에 추가 하락할 지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날 유로존에서도 12월 HCOB 서비스업 PMI 확정치를 발표한다. 작년 10월 51.6에서 11월 49.5로 하락해 기준선인 50을 하회했으나 이번엔 다시 반등이 예상된다. 잠정치는 51.4로 추정하고 있다.
유로존과 중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7일 유로존 에서는 발표될 CPI 헤드라인지수는 작년 11월 전년동월대비 2.2%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이 예상된다. 근원 지수도 11월 2.8%에 이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9일엔 중국 12월 CPI가 발표된다. 작년 11월 전년동월대비 0.2%로 3개월 연속 하락 후 이번 향방이 주목된다. 12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월 -2.5%에서 추가로 상승할 수는 있지만 -2%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빅테크주 동반 강세 = 지난 3일(현지시간) 미 5거래일 연속 조정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속 12월 ISM 제조업 PMI의 시장전망치 상회, 마이크로소프트(MS)의 8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소식, CES 기대감 등에 힘입어 엔비디아(+4.5%), 테슬라(+8.2%) 등 빅테크 중심의 강세를 연출하면서 일제히 반등했다.
‘CES 2025’ 행사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양자 컴퓨팅, 스마트홈 등 다양한 신기술이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기술주 트렌드 변화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6일(현지시간)에는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나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ES에서의 젠슨황 CEO 발언을 통해서도 올해 AI 수요와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AI, 양자컴퓨팅 등 주식시장의 테마로 형성된 기술들의 범용 및 적용성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련주들 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 금액 좌우 = 8일에는 삼성전자의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코스피 방향성을 전망하는 데 간과할 수 없는 이벤트다.
2024년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8조9000억원, 8조1000억원이다.
실제 발표되는 4분기 잠정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 동안 전망치를 업데이트해서 제시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7조7000억원으로 전체 시장 컨센서스인 8조6000억원에 비해 하향조정됐다”며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2025년 코스피 기업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한국 주식 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은 제한적이다.
한편 6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지난 금요일과 달리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전거래일 대비 11.38포인트(0.47%) 오른 2453.3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9시 2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7.84포인트(0.32%) 오른 2,449.76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439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84억원, 754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하루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에 오름세는 제한된 모습이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71억원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75포인트(0.67%) 오른 710.51이다. 지수는 이날 2.11포인트(0.30%) 오른 707.87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901억원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92억원, 113억원 순매도 중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1.6원 오른 1,47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중국 위안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장 초반 상승하며 오전 9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6.0원 오른 1474.4원에서 거래 중이다.
현재 위안달러 환율은 7.36위안 수준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7.3위안을 넘어 추가 상승하는 흐름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8.99를 기록하고 있다. 109선을 넘은 지난주보다는 진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