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규모 추경 속도전…4월 집행 추진
다음주 규모·시기 윤곽 … “15~20조 초과세수 예상”
법인세·소득세·증권거래세 등 초과세수로 편성 가능
중동사태 선제대응 초점 … 장기화되면 ‘2차 추경’도
다음 주엔 추가경정예산안 규모와 시기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규모는 10조원대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빠르면 다음 주에 국회로 들어올 추경안에 대해 2주 정도의 심사를 거쳐 4월 초에 본회의를 통과, 집행에 들어간다는 게 여당의 일정이다.
20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속도가 중요해 정부가 한창 준비 중인데 다음 주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지난해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사들의 실적이 좋고 그런 기업들이 올해 법인세 중간예납도 많이 할 수 있는데다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주가로 인해 증권거래세 초과 세수 역시 적지 않아 추경 재원도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내놓을 추경 규모가 10조원대로 편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고 초과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바 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예산 전문가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애초 법인세, 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3대 세목을 중심으로 15조~20조원의 초과세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근 원유시설에 폭격이 이뤄지는 등 중동사태가 심상치 않아 수출 등에서 다소 위축될 수 있어 초과세수규모가 다소 줄어들긴 하겠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정부의 추경안이 들어오는 대로 빠르게 심사에 착수해 4월 초엔 본회의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주도로 ‘신속 심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더라도 다른 정당들과 같이 본회의까지 밀어붙일 전망이다. 안 의원은 “국회 추경안 심사는 2주 정도면 마무리할 수 있다”면서 “중동사태가 심각하고 미리 대비해야 하는 만큼 4월 중에 집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의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지금 중동사태가 장기화조짐을 보이는 것을 보면 선제적으로 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이번 달에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겠지만 정부안이 들어오는 대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추경 사업은 주로 중동 사태와 관련한 직접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등 국내 가격 안정, 유류비 부담 경감, 수출 피해 기업 지원과 함께 청년 고용 해소, 내수 진작 사업 등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법인세 등 대기업의 이익에서 나오는 세금을 서민 등에 지원하는 방식의 추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예결위원장은 “차량 2부제 등과 연계한 ‘반값 K패스’, ‘1가구 1태양광’ 보급 사업 등 에너지 전환 추경이 돼야 한다”며 “지금의 중동발 위기를 단기 대응으로 넘길 것이 아니다”고 했다.
여당은 2차 추경 가능성도 열어놨다. 안 의원은 “초과세수가 나온다고 해도 그것을 이번에 다 쓸지, 다음 추경에 대비해 조절할지는 판단의 영역”이라며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빨리 끝난다고 해도 그 후속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들까지 생각해 놔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때인 2020년에는 4회의 추경을 편성했고 2021년과 2022년에도 2번씩의 추경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에도 5월과 7월에 각각 13조원, 32조원이 들어간 두 차례의 추경이 집행됐다.
한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인사청문회에서 추경 편성 규모와 시기, 사업 등에 대한 개략적인 판단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추경안이 나오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회로 나와 중동사태의 심각성과 국내 경제의 어려움 등을 설명하고 국정운영과 관련한 입법 지원을 요청하는 추경안 시정연설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