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재판’ 본격화…김용현 16일 첫 시작
내달 6일, 조지호·김봉식 공판준비기일
군사법원도 군 간부 재판 이번 달 시작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한 재판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16일 내란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장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 계획을 잡는 절차로,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김 전 장관은 내란 사태 관련 핵심 인물 중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지시해 무장병력투입을 국회로 출동시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장관은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에게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의 체포·구금을 지시하고, 국군 방첩사령부에 체포조를 편성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또 여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에게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해 작전을 지휘한 혐의도 있다.
내란 사태에 관여한 군과 경찰 주요 인사들의 재판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내달 6일에는 같은 재판부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조 청장 등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경찰 기동대를 동원해 국회 외곽을 봉쇄한 혐의로 지난 8일 구속기소 됐다. 이재명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조를 편성하고, 선관위 서버 반출을 시도한 혐의도 있다.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도 내란 사전모의 등으로 역시 조만간 재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노 전 사령관은 1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여 방첩사령관, 이진우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 현역 군 고위 장성들의 재판은 모두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다. 오는 23일에는 박 총장과 여·이·곽 사령관의 공판준비기일이 열려 향후 재판 쟁점을 정리한다.
한편 김 전 장관측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담긴 관련자들의 진술에 대해 하나하나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전 장관측은 자신의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법원의 절차 진행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김 전 장관측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위법하다며 법원이 공소기각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군사령관 등의 검찰 수사 단계 진술이 ‘오염됐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여기에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앞서 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장관을 검찰이 조사를 위해 강제 인치하려 했다며 심우정 검찰총장과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등을,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위해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기록을 확보해달라는 국회측 요청을 받아들인 데 대해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각각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는 등 절차 진행과 관련해 여러 건을 고발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