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7500억달러 AI 베팅…순환거래 논란

2026-07-28 13:00:02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오픈AI에 2500억달러 보증 주가 5% 급락·신용위험↑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와 한국 주요 기업 및 이재명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이 인공지능 협력 행사를 마친 뒤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7500억달러가 넘는 인공지능(AI) 거래를 새로 추진하면서 AI 산업의 ‘순환거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구매할 기업과 데이터센터에 직접 투자하거나 지급보증을 제공해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업계의 실질 수요와 기업가치를 부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SK그룹과 50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픈AI가 미국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임차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를 보증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별도로 오픈AI의 자사 칩 구매에 3500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조건이 바뀌거나 무산될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투자자 마이클 버리 등은 이런 거래가 공급자가 고객의 구매 자금까지 대주는 순환 구조라고 경고해왔다. AI 기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수요 왜곡과 과잉투자, 부채 확대가 동시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오픈AI 신규 거래를 제외하고도 코어위브, 아이렌, 네비우스그룹 등과 5400억달러가 넘는 유사 거래를 발표했다. 27일에는 오픈AI 전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공동 창업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도 앤스로픽이 데이터센터 5곳에서 부담할 임차료를 보증해 사실상 35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했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7일 뉴욕 증시에서 5% 하락한 196.51달러로 마감해 지난 6월 5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자리도 애플에 내줬다.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대 0.14%p 오른 연 0.82%로 사상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만딥 싱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AI 인프라 투자가 6개월만 멈춰도 엔비디아에는 좋지 않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SK그룹과의 협력에는 한국에 2GW가 넘는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는 약 1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텔레콤이 짓는 첫 AI 팩토리는 내년 가동될 예정이다. 5000억달러에는 엔비디아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와 SK그룹의 엔비디아 슈퍼컴퓨터 구매가 함께 포함된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설계도 지원해 공급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네이버가 한국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도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시설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주가는 코스피에서 8% 넘게 올랐다.

오픈AI 관련 거래는 소프트뱅크 자회사 SB에너지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개발하는 5000억달러 규모, 10GW 데이터센터 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10월까지 오픈AI에 약 6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브리지론도 체결했다.

빌리 렁 글로벌X 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의 보증 확대는 강한 수요 신호인 동시에 AI 투자 확대 과정의 자금 압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순환거래 비판에 대해 “엔비디아 투자는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조달해야 할 자금의 극히 일부”라며 “순환적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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