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전년보다 1.6% 증가 ‘역대 최저’
작년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동향
12월 기준 21년 만에 가장 낮아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2023년보다 1.6% 늘어나는 데 그쳐 1997년 이후 역대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1만1000명으로 2023년 같은 달보다 15만9000명(1.1%) 증가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55개월 만에 최저치다. 12월 기준으로만 보면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연평균으로 봐도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평균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536만명으로 2023년보다 23만6000명(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1997년 고용보험 행정통계 집계 이래 최저 증가폭이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과거에는 고용이 무난하게 늘어나는 여러 효과가 있어 경기에 따라 고용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며 “인구가 줄어드는 구조적 요인에다 코로나19 때 고용보험 가입률이 둔화된 뒤 2022~2023년이 높아 기저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같은 달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6만2000명으로 기타운송장비 식료품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의복·모피 업종 등은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8000명 줄었으며 감소 흐름은 15개월째다.
서비스업은 가입자 수가 1054만2000명으로 보건복지 숙박음식 전문과학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도소매 정보통신은 줄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7개월 연속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가입자는 849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만3000명 늘었다. 여성은 681만9000명으로 12만6000명 늘었다.
30대는 6만3000명, 50대는 7만7000명, 60세 이상은 16만8000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감소 및 고용감소 영향으로 10만1000명, 4만8000명씩 줄었다.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만7000명이 증가한 25만2000명이었다. 지난달 증가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중 23%를 차지했다.
12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전년 동월 대비 9%(8000명) 늘어난 10만1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53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3.6%) 증가했다. 지급액은 445억원 증가한 8032억원으로 집계됐다.
12월 중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인원은 1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8000명(19.4%) 줄었다. 이는 12월 기준 2009년 12월 12만1000명 이후 가장 낮은 상황이다. 신규 구직인원은 39만2000명으로 4만1000명(11.8%) 줄었다.
구직인원이 늘고 구인인원이 줄면서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수)는 0.40으로 전년 동월(0.54)보다 0.14p 하락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가 12.3 내란사태 때문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천 과장은 “12월 증가 폭이 11월보다 약 3만명 둔화했지만 이는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들의 고용계약이 연말을 맞아 종료된 영향이 크다”며 “정치적 이슈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직급여가 늘어난 것은 건설업·정보통신업 등 분야의 경기적 요인 때문으로 보이고 워크넷 신규 구인인원이 감소한 것 또한 사업장에서 구인수요가 많이 낮아지는 경향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