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간’ 여당 특검 논의…발의 여부 지도부 일임

2025-01-14 13:00:29 게재

여당 내 ‘특검 무용론’ 목소리 힘 실려

국민의힘, 오늘 오후 발의 여부 결정

김상훈 “야당안, 당내 부결 여론 강해”

13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12.3 사태 관련 특검법안에 대한 논의보다 ‘특검무용론’이 더 많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여당 내에서도 ‘비상계엄 자체는 잘못됐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엄의 위법성에 의심을 품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과 수사에 대해 지연전략을 쓰는 동안 보수가 결집하고 정당 지지도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퇴행적인 모습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이날 열린 의총에서는 “특검 자체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4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어제는 반대를 하는 분들이 좀 더 많이 얘기를 했을 뿐이지 예전에는 특검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신 분들이 더 많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검무용론은 계엄 선포가 통치행위에 해당하며 법적으로 계엄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 ‘선제적으로 여당 특검법안을 내야 한다’고 발언한 김상욱 의원에게 탈당하라는 요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의원님들도 많이 계신다. 그리고 비상계엄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신다”면서 “‘왜 같이 안 해주냐’라는 섭섭함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12월 3일날 있었던 비상계엄은 기본적으로 계엄 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반헌법적”이라면서 “이뿐만 아니라 계엄 해제를 하려고 하는 국회에 무장군인이 침투해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려고 했다. 저는 그래서 명백한 내란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김 의원의 생각은 국민의힘의 주류 의견이 아니다. 여당 내에서는 특검 수사로 인해 자칫 보수 전체가 궤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야당에 정국 주도권을 주지 않기 위해 단일대오로 현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YTN 라디오에서 “자체 계엄 특검법은 어제 의총에서 발의 여부 의견을 들었는데 현재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에 대해서 계속 거부권 행사를 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자체 법안도 마련돼야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이번 내란 특검법은 위헌 위법적인 요소가 더 강해졌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번보다 더 당론 부결의 의견이 강해질 것 같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 당 의원들이 또 일사불란하게 같이 행동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자체안 발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국민의힘은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다. 지도부는 의견 취합 과정을 거쳐 14일 오후 발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 원내대변인은 “지금 야당 특검안으로 가결되는 목전에 와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도부는 자체 안 발의에 대해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의원들의 더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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