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챙기고, 지역경제 활력 재시동

2025-01-22 13:00:03 게재

관악구 명절 앞 안전점검·상인간담회

공무원도 ‘7대 분야 30개 대책’ 동참

“소방차 진입이 쉽지 않아서 살수설비를 바깥쪽에 설치했어요. 소방차와 연결하면 바로 작동합니다.” “가동은 해봤습니까? 평소에 위치를 숙지하고 회의때마다 점검해서 비상상황에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설연휴를 앞둔 지난 20일 오후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성동시장에 나타났다. 시장 상인회에서 김수남 회장, 이정희 부회장, 송재찬 총무까지 두루 나서 시장 곳곳을 함께 둘러보며 살수설비부터 불꽃감지기 등 화재안전장치를 점검했다. 명절준비에 나선 고객들이 몰린 상황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다. 지난 연말부터 민간과 공공이 힘을 모아 추진하고 있는 민생안정 대책 가동을 독려하는 걸음이기도 하다.

박준희 구청장이 삼성동시장을 방문해 공무원 상인 등과 함께 화재 예방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22일 관악구에 따르면 구는 비상계엄 이후 골목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지난 연말 주민들 의견을 모아 7대 분야 30개 대책을 마련했다. 소상공인 경영지원과 소비 촉진, 전통시장 소비 활성화와 안전관리 등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상공회 전통시장상인연합회 등 경제 관련 단체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7대 분야 대책 확인 겸 전통시장부터 걸음을 한 건 통상 명절을 앞두고 활기가 돌기 마련인데 도통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구청장부터 현장을 살피고 상인들을 독려하면서 주민들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27개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무등록인 삼성동시장을 첫 방문지로 택했다. 120개 점포에 경전철 신림선 인근이라 이용하는 주민도 많은데 현재까지 전통시장 등록이 돼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정부나 서울시 등 각종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특히 낡은 점포가 밀집돼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최근 시장 전체에 살수관과 스프링클러 불꽃감지기 등을 설치했고 17곳에는 보이는 소화기를 비치했다. 무엇보다 상인들 대비가 철저해졌다. 시장 복판 비상소화장치 인근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고무관을 펼치면 시장 끝까지 물을 댈 수 있다”며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고 자신했다.

삼성동시장에 이어 최근 두 시장이 연합해 정부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을 따낸 청룡동으로 향했다. 봉천제일종합시장과 봉리단길 골목형상점가에서 각각 박정석 회장과 이효진 부회장이 구청장·상인 간담회까지 준비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해도 지난해 말부터 완전 바닥 상태”라며 “구에서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됐으니 관악에스(S)밸리 입주기업 구성원들 방문을 유도하고 주민들도 ‘시장이 달라졌다’고 느끼게끔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 부회장도 “시설현대화 등 서울시 지원을 따내는데 실패했는데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겠다”며 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요구했다.

상인들 의지에 공무원들도 화답한다. 3월까지 ‘지역상권 이용의 날’을 통해 구 본청과 보건소까지 전 부서가 물품 구매나 간담회때 지정된 동에 있는 시장과 점포를 이용한다. 직원복지로 대표되는 구내식당 휴무일도 두배로 확대해 동네로 향하도록 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역 경제를 살리려면 돈이 돌아야 하기 때문에 관악사랑상품권을 확대 발행하고 각종 발주사업을 1월에 조기집행하기로 했다”며 “국정 혼란기에 무엇보다 지역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7기부터 ‘경제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상인과 주민들에 단돈 1원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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