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부과땐 반도체·IT·자동차 타격

2025-02-11 13:00:42 게재

대기업 북미매출 20% ↑

인덱스 500대 기업 분석

국내 주요기업의 북미시장 매출 비중이 높아 트럼프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정책 영향이 본격화할 경우 기업들 실적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북미에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전기전자, 자동차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1~3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262조2714억원)보다 19.5%(51조2516억원) 증가한 313조523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도 1042조1534억원에서 1117조346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5.2%에서 28.1%로 2.9%p 상승하며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분야 매출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 업종에서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12개 기업의 북미 실적은 2023년 3분기 80조64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4조2517억원으로 42.7%(34조187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증가율(26.1%)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4년 3분기에는 27조3058억원(전체 매출의 58.8%)으로 증가하며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중에서 미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13.4%p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2024년 3분기 미주 지역 매출이 84조6771억원으로 전년 동기(68조2784억원) 대비 24.0%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도 늘어났다.

자동차 업종 역시 북미 시장에서 매출이 늘었다.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23개 자동차 기업의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4조3563억원에서 2024년 3분기 129조4360억원으로 13.2%(15조797억원) 증가했다. 완성차 기업들의 성장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북미 매출 비중도 커졌다. 성우하이텍은 북미 매출이 36.2% 증가했으며 서연이화(33.7%), 현대모비스(8.1%) 등도 높은 성장을 보였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북미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2023년 3분기 8조724억원이었던 북미 매출이 2024년 3분기엔 6조2191억원으로 23.0% 감소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북미에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전기전자, 제약·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을 잃어 수요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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