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성인 1인당 64만원 특별지원금 지급
가구당 별도로 86만원씩 지급 “부담 완화” … 선거용 지적도
싱가포르 정부가 최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지원금을 편성했다. 싱가포르언론 스트레츠타임스와 영국언론 파이넨셜뉴스 등에 따르면, 21세 이상 싱가포르 국민은 1인당 600싱가포르달러(약 64만원)의 특별지원금을 받고, 60세 이상은 800싱가포르달러(약 86만원)를 받는다. 싱가포르정부는 개인 지급과는 별개로 모든 가구에 800싱가포르달러의 지원금을 주고, 국립노점센터(호커센터)의 음식 판매업체는 임대료로 600달러를 지원한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 겸 재무장관은 19일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생활비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가정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활비 지원 바우처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2025년 예산안에서 발표된 광범위한 생활비 지원 대책 중 하나로, 정부는 총 12억싱가포르달러(약 1조2890억원)를 이번 지원 패키지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바우처는 중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급되며, 특히 연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가구가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는다. 정부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며, 지원금은 전자 바우처 형태로 각 가정에 제공된다. 수혜자들은 해당 바우처를 식료품, 교통비, 공공요금 및 필수 생활용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된다.
정부는 또한 고령층과 장애인을 위해 추가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추가 보조금이 지급되며, 장애를 가진 시민들에게는 별도의 의료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최근 경제 상황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활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2% 상승했으며, 식료품 및 공공요금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바우처 지급 외에도, 정부는 세금 감면, 공공요금 보조금, 교육비 지원 등의 추가적인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정부의 바우처 지급 결정에 대해 싱가포르 국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40대 직장인 리안 씨는 “최근 전기세와 식료품 가격이 계속 올라서 부담이 컸는데, 이번 지원금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적인 지원책이 장기적인 경제 안정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금 지원과 바우처 지급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