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겠다는 구리에 GH 못간다”

2025-02-24 13:00:06 게재

경기도, GH 이전 중단

구리지역정가 책임공방

경기도가 서울 편입을 추진 중인 구리시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이전키로 한 절차를 전면 중단하자 구리지역정가에서 책임공방이 일고 있다. 조기대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맞물리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고영인 경제부지사가 구리시 서울 편입 주장 관련 GH 구리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제공

24일 경기도와 구리시 등에 따르면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백경현 구리시장은 여전히 GH 이전과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유감을 표명하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GH 구리 이전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고 부지사는 “GH 구리시 이전은 단순히 구리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침체된 경기북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 도약시킬 북부개발의 상징”이라며 “백 시장은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구리시민을 기만하고 시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세훈 서울시장은 구리시·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이 얼마 전 주장한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냐”며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김포 서울편입 추진 포기를 조속히 선언하라”고도 했다.

앞서 구리시는 지난 2021년 경기도 공모에서 GH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 토평동 9600㎡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9층, 건축연면적 3만㎡ 규모로 GH 본사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GH는 2031년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2026년까지는 경영진과 주요부서 등 100여명이 먼저 옮길 예정이었다.

그런데 백경현 시장이 지난 2023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을 건의하고 지난해 7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를 거쳐 시민이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의회에서 서울로 편입하려는 구리시로 GH를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인접 도시인 남양주시의회는 최근 GH 이전 재검토 및 남양주시 이전을 요구하는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 논란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서울 편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GH 구리시 이전은 백지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은 “GH 이전에 대한 백 시장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시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에 5년간 노력과 결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백 시장은 24일 임시회에 출석해 GH 이전 절차 중단에 따른 시의 대책을 상세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구리가 지역구인 이은주(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구리 서울 편입 추진은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닌데 돌연 이런 발표를 한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며 “도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김동연 지사의 행태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백 시장은 “경기북부 균형발전이란 목표 아래 GH 이전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었다”며 “서울 편입은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시민 요구에 따라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효과를 분석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경기주택도시공사>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