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딸기재배의 놀라운 효과

2025-02-27 13:00:27 게재

국내 AI 기술팀 대거 농업 경진대회 참가 … 농업에너지 18% 절감

인공지능(AI)이 농사를 짓는 시대가 왔다. 네덜란드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농업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보면 세계 농업계가 AI기술로 인해 어떤 변화에 직면했는지 알 수 있다.

AI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연산해 농사에 최적화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AI농업의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AI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농업 경진대회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스마트농업 AI 경진대회’를 6개월간 진행한 후 25일 시상식을 개최했다. 충남 천안의 제일고 스마트팜 온실에 마련된 대회장에서 최종 결선에 오른 4개팀이 AI기술로 딸기를 재배한 결과 ‘메타X될농X서울대’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25일 열린 스마트농업 AI 경진대회 시상식. 사진 농업기술진흥원 제공

이번 대회는 국내 대표 시설재배 품종이자 고소득 작물인 딸기를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재배로 검증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딸기는 토마토와 비교했을 때 ㎏당 가격이 1만7000원인 반면 토마토는 1㎏당 8690원으로 약 2배 정도 소득이 높고 소비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폭염 등으로 잿빛곰팡이병과 응애 등의 병해충 발생이 늘고 생리장해로 품질저하와 생산량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예선에서 선발된 30개 팀이 AI 모델을 개발했다. 최종 선발된 4개팀은 각자 개발한 모델을 적용해 실제 온실에서 원격으로 딸기를 재배했다.

본선에서는 실제 재배된 딸기의 품질, 생산량 등과 함께 AI 모델에 대한 알고리즘 성능 검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결정했다. 대상을 차지한 ‘메타X될농X서울대’팀은 영상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성장률과 광합성 효율 등을 예측해 AI 자동제어 모델을 설정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 AI가 실시간으로 환경을 제어해 효율적으로 딸기를 재배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스팜에빠진딸기’팀, 우수상은 ‘동화’팀과 ‘아그리퓨전’팀이 받았다. 이들이 개발한 모델 역시 딸기 재배에 적합한 축적한 환경, 생육 정보를 학습데이터로 활용해 누적 광량, 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농업 AI 경진대회는 농촌이 급속한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데다 기후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축적된 빅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농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은 “재배가 비교적 쉬운 잎채소가 아닌 까다로운 열매채소인 딸기를 AI가 농부의 도움 없이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진보적인 스마트농업 AI 딸기재배 선두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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