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

2026-04-13 13:00:04 게재

이재명 대통령의 소통방식은 이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르다. 국무위원들의 난상토론을 생중계로 공개하고, 타운홀 미팅에선 개인민원부터 지역갈등 현안까지 도마 위에 올려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모은다.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등 민감한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올리는가 하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아동들에게 답장을 하는 친근한 모습도 선보이며 그야말로 전방위 소통을 하고 있다.

국민이든 정치인이든 대통령 의중이 어느 쪽인지 고민할 필요 없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뜻을 곧바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효율성 투명성 면에선 분명 우월한 소통법이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이 X에 이스라엘 관련 2년 전 영상을 올린 후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한국 간 설전, 이 대통령을 옹호하는 여당 정치인과 비판하는 야당 정치인들의 어지러운 공방전을 보고 있자니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SNS 정치를 떠올려 보자. 부동산을 주거 아닌 투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따끔한 메시지들은 부동산 투기꾼들과의 심리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배제, 농지 전수조사, 비업무용 부동산 규제에 이르기까지 이 대통령은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지며 남다른 보법을 선보였다. 국민들도 일관된 부동산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SNS 정치의 장점이 극대화된 장면이었다.

이번 이스라엘 영상 논란은 반대다. SNS 정치의 속도감 있는 소통은 그만큼 빠른 외교적 파장으로 이어지는 단점을 드러냈다. 외교 문제가 끼어 있다 보니 이 대통령의 설명도 바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이 대통령 글을 반박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보편적 인권을 강조하는 두 편의 글을 더 올렸다.

청와대 측은 “보편적 인권과 국제평화를 강조한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특별히 반이스라엘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보편적 인권을 중시한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동전쟁을 지속하려는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 이스라엘에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이 ‘실용외교’를 강조하던 이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일은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에 대한 과제를 던졌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속도와 직관이 필요한 분야에선 SNS 정치를 활용하되, 절제와 신중함이 필요한 외교 분야에선 다른 접근법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