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기 폭발로 불길 커져…소방관 2명 순직

2026-04-13 13:00:03 게재

완도 수산물공장 냉동창고 화재

14일 영결식…훈장·특진 추진

전남 완도군 수산물 가공공장 냉동창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소방관 2명은 2차로 진입한 창고 내부에서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퇴로가 막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도 냉동창고 화재 진화 및 수색 작업 12일 오전 8시 25분쯤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진화와 수색 작업 벌이는 소방 당국. 완도 연합뉴스
1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 119상황실에 전남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 수산물 가공·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8시 31분 선착대가 도착했고, 오전 8시 38분쯤 7명이 현장에 진입해 불길을 잡은 뒤 내부에 있던 업체 관계자 1명을 구조해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창고 내 다른 구역에서 연기가 나면서 숨진 소방관 2명을 포함해 대원들이 2차로 진입했다. 이후 오전 9시 2분쯤 창고 내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급격히 확산됐다. 현장 지휘 팀장이 무전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지만 완도소방 구조대 박승원 소방위(44)와 해남 북평지역대 노태영 소방사(31) 2명은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고립된 대원들의 위치정보를 확인한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2분쯤 창고 내부에서 박 소방위의 시신을 수습했다. 노 소방사는 11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창고 화재는 오전 11시 26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민석 전남 완도소방서장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차 화재 진압 과정에서 유증기가 폭발했다”며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여 지휘팀장이 대피하라고 3~4차례 무전으로 알렸으나 2명이 대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창고는 연 면적 3095㎡ 규모의 2층 철골 콘크리트 건물이다. 창고 내부는 콘크리트 벽면에 우레탄폼 내장재를 바르고 샌드위치 패널로 마감한 형태였다.

이날 화재는 냉동창고 내부 바닥에서 토치로 페인트를 제거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과 우레탄폼에 불길이 옮겨 붙으면서 밀폐된 창고에 쌓인 유증기가 폭발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소방시설 설치 의무대상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날 순직한 박 소방위는 완도소방서 소속으로 2007년 임용된 19년차 구조대원으로 1남 2녀를 둔 헌신적인 소방관이었고, 노 소방사는 해남소방서 소속 젊은 대원으로 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한 두분의 용기와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사고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모든 현장 인력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방청과 전남도는 이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 추서·국립현충원 안장을 추진하고, 유족 보상·연금 지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 지역에서 소방관이 현장 임무 수행 중 순직한 것은 지난 2020년 7월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을 구조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김국환 소방장 사고 이후 6년 만이다.

순직한 소방관 2명의 빈소는 완도대성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홍범택 김신일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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