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터 기본에 충실…대구시가 달라졌다

2025-03-05 13:00:03 게재

해묵은 관행·악습 근절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나

“저는 지나가는 바람입니다. 대구시의 주인은 공직자 여러분입니다.”

지난 2022년 7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첫 출근길에 밝힌 취임 일성이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시부터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직사회 변화와 혁신’이 민선 8기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홍준표발 변화와 혁신 바람이 대구시를 역동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시는 민선 8기 구호처럼 ‘파워풀 대구’로 거듭났다”며 “그 역동성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며 대구혁신과제 ‘100+1’을 완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정치인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고 대구의 주인은 시민과 공직자”라고 말했다. 사진 대구시 제공

◆신상필벌 원칙, 발탁승진 확대 = 대구시는 홍 시장의 강력한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인사분야에 있어 ‘신상필벌 원칙’을 확립했다. 공직사회 기본인데도 그간 잘 이뤄지지 않았다. 민선 8기 들어서는 잘못한 공무원에 벌을 줬다가도 오해가 풀리거나 성과를 내면 상을 주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ㄱ 국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과장시절 ‘갑질피해’ 제보로 인해 좌천되다시피 했는데 이후 오해로 밝혀지면서 다시 복귀했고 이후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까지 했다. ㄴ 국장도 지옥과 천당을 오가다 구제됐다. 잘못된 보고로 한때 보직에서 배제되기까지 했는데 현재는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고시 출신인 ㄷ씨는 부단체장 시절 시 정책에 일부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는데 현재는 미래산업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 있다.

성과를 내는 공무원은 발탁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과거 8% 정도에 그쳤던 발탁승진 비율이 최근 40%까지 확대됐다. 시는 “성과를 최우선 기준으로 심사하고 핵심 현안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주로 승진한다”며 “올해의 우수 공무원 3명을 선발해 배수 범위에 있으면 전원 승진시킨다”고 설명했다.

직무대리 제도도 과감히 개혁했다. 기존에는 직무대리로 발령이 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승진하는 방식이었다. 민선 8기에는 직무대리로 발령이 난 뒤에도 업무능력과 적성 평가를 통해 적격자가 아니라고 판단되는 경우 원래 직급으로 복귀시킨다. 직무대리는 곧 승진이라는 등식이 깨진 셈이다. 대신 성과를 인정받은 직원을 직무대리로 발령 내고 그 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확인한 뒤 정식 임명하는 이른바 ‘검증체계’를 확립했다.

공무원들은 그간 암묵적으로 존재하던 고시 기수나 나이에 따른 승진 관행이 깨진 걸 반긴다. 실제 8기수나 앞선 선배를 제치고 승진한 국장도 있다. 현재 실·국장 가운데 40대가 8명으로 전체 24명 중 33%를 차지한다. 실·국장 평균 나이도 52세로 역대 가장 젊다.

같은 부서 근무기간은 2년으로 줄였다. 같은 실·국에서도 5년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 한 부서에서 5년까지 일하다 이후 같은 실·국 내 다른 부서로 옮겨 버티면서 승진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전보가 늘었다. 2022년만 해도 1044건이었는데 2023년에 1514건, 지난해에는 1237건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79명이 자리를 옮겼다. 한 자리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관행적으로 업무처리를 하고 각종 이권·비리나 특혜에 연루되는 걸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

◆2년이면 전보, 비리원천 차단 = 실·국장으로 승진하면 보고만 받는다는 기존 관행도 사라졌다. 대부분 ‘과장 전결’이던 업무를 실·국장은 물론 부시장 시장 결재를 받도록 해 간부들이 업무를 장악하는 동시에 역량을 높이도록 했다. 시장에게 대면 보고를 할 경우 실·국장은 과장과 팀장을 동행하지 않고 스스로 보고해야 한다. 시는 그만큼 책임행정이 뿌리를 내리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한다.

대구시는 이와 함께 공직사회 문턱을 낮췄다. 지난해 7월부터 공무원시험 응시 자격에서 거주지 제한을 없앴다. 이후 교통공사 도시개발공사 등 산하기관도 거주지 제한을 폐지했다.

홍준표 시장은 “정국 혼란 속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철저하게 대비해 왔다”며 “대구시 핵심은 공직자와 시민인 만큼 정국에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업무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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