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경호차장 구속 기로

2025-03-21 13:00:08 게재

‘윤 대통령 체포저지’ 혐의 … 21일 영장실질심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구속여부가 이르면 21일 결정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 대통령 1차 체포 시도 당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다.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호처 간부를 부당하게 인사조치하고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도 있다.

두 사람의 구속영장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각각 3차례와 2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에 구속영장 심의를 요청했고, 영장심의위는 지난 6일 영장 청구가 정당하다며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7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튿날인 18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는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을 조직적으로 막으려한 정황이 담긴 김건희 여사와 김 차장의 텔레그램 대화 캡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중순경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이 대화에서 김 여사는 “V(윤 대통령)가 염려한다, 특검법 때문에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보냈고, 이에 김 차장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압수영장이니 체포영장이니 다 막겠습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영장에는 윤 대통령 체포 후 김 여사가 총기 사용까지 언급하며 경호처를 질책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뒤 김 여사가 한남동 관저 내에 있는 가족경호부 데스크를 찾아가 “총을 그런데 쓰라고 놔뒀는데, 총 안 쏘고 뭐했느냐”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의 이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 체포를 전후해 총기 사용이 검토된 정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나왔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 식사하면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물었고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발언에 대해 “과장된 전언에 기초한 것으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구속심사 결과는 빠르면 이날 저녁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면 대통령실과 경호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내란 핵심 인물들이 사용한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해 그동안 수차례 법원의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김 차장이 이끄는 경호처에 막혀 실패한 바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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