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알박기·보은 인사’ 여전했다

2025-04-08 13:00:04 게재

윤정부 기관장 47.3%가 총선 이후 선임

리더스인덱스, 331개 공공기관장 등 분석

윤석열정부 공공기관 인사에서 ‘알박기’와 ‘보은성’ 인사 관행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부 들어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47.3%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선임됐다. 이 가운데 약 31.5%는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이었다. 특히 12.3 계엄 이후에도 34명이 새로 공공기관에 부임했는데, 상당수가 공석이던 자리에 채워졌고 일부는 전임자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들어갔다.

8일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3월말 기준으로 공공기관 331곳의 기관장 304명과 상임감사 96명 등 총 400명의 임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간 공공기관장과 상임감사의 임명 및 재임 현황을 △윤석열 정부 출범 전(2022년 5월 10일 이전) △출범 이후 총선 전(2022년 5월~2024년 4월 14일) △총선 이후(2024년 4월 16일~ 현재)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임 정부에서 임명돼 윤석열 정부 시절에도 직을 유지한 인사가 5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50명은 현재 임기가 종료된 상태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임명된 공공기관 인사는 총 344명인데, 이 중 149명(43.3%)이 4·15 총선 이후 부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이 124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상임감사는 25명이었다.

총선 이후 인사 시기를 월별로 보면, 기관장의 경우 계엄 선포 직전 달인 지난해 11월 가장 많은 20명(16.1%)이 집중 임명됐다. 이어 같은 해 9월(14명), 8월(12명), 7월(10명) 등 하반기 인사 비중이 높았으며, 계엄 사태 이후 사회 혼란이 컸던 올 2월과 3월에도 각각 11명, 10명이 새로 임명됐다. 상임감사 역시 지난해 11월에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올해 1월 4명, 2월에도 1명이 선임됐다.

특히 총선 이후 임명된 기관장 열에 여덟아홉은 공석 상태이던 자리에 들어갔다. 실제로 124명의 신규 기관장 중 104명(83.9%)이 모두 공백을 채우는 형태로 부임했다. 이는 공공기관장 자리가 ‘선거공신’에게 보은성으로 제공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까지도 기관장이 없는 공공기관이 23곳에 이른다.

이들 기관장 124명의 출신 배경을 살펴보면 관료가 47명(37.9%)으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고 이어 학계 33명(26.6%), 정계 15명(12.1%) 순이었다. 이에 비해 공기업 출신은 13명(10.5%), 자사 출신은 4명(3.2%)에 불과했다. 내부 승진보다는 외부 낙하산 인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상임감사 인사에서는 이런 특정 분야 편중 경향이 더욱 짙었다. 25명 중 12명(48%)이 관료 출신이고 6명(24%)이 정계 출신이었다. 반면 공기업 출신은 단 한 명에 불과했으며 자사 출신은 전무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인사 비중이 36%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장 및 상임감사 149명 중 55명(36.9%)이 윤석열 정부와 관련 있는 인물로 파악됐다. 기관장의 경우 39명(31.5%)이, 상임감사는 16명(64%)이 이에 해당한다.

대통령실 등 윤석열 정부 직속 부서에서 근무한 인사도 10여명이었다. 대표적으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정용석 사장이 있다. 그는 대통령비서실 출신으로, 전임자 임기 만료 전인 지난해 6월 14일자로 재단에 부임했다.

한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동양대 표창장 위조로 인한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수사받을 당시 동양대 총장을 지낸 인물도 공공기관장에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이하운 이사장은 지난해 8월 23일자로 공석 상태였던 자리에 선임됐으며, 오는 2027년 8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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