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수술 늘었지만, 전문의 확보 과제

2025-04-10 13:00:02 게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뒤 중증수술 35% 늘어 … “중증환자 진료대기 최대한 줄여야”

상급종합병원 ‘중환자 중심’ 구조전환사업이 추진된 이후 중증수술이 35% 늘어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증환자의 대기 기간을 줄이고 인력 과부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은 의료전달체계 최상위에 있는 3차 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역할에 맞게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끔 구조를 재편하는 사업이다. 전국의 상급종합병원 47곳 모두 참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이후 중증환자 진료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3월 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 관계자. 연합뉴스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대형 병원을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바꾸는 구조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수술이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시작된 후 진료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전환 사업이 시행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수술·중증 응급·소아 등 적합 질환 환자 비중은 지난해 1월 44.8%에서 올해 1월 52%로 7.2%p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사직 사태 이후 줄었던 상급종합병원 진료량도 중증 수술과 입원 환자 중심으로 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뇌동맥류나 암 등 중증 수술 건수는 사업 시행 전인 지난해 9월 2만8000건에서 시행 후인 그해 12월 3만7000건으로 약 35% 늘었고, 같은 기간 입원 환자 수도 16만명에서 19만명으로 약 16% 증가했다.

비중증 환자는 지역의 2차 병원과 같은 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진료량도 의정 갈등 이전 평년과 유사한 규모가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환자 수는 2023년 12월의 98%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역의 2차 병원으로부터 환자를 의뢰받아 신속히 진료하는 ‘패스트트랙’을 구축한 상급종합병원이 41곳에 달하는 등 진료협력체계도 강화되고 있다.

지역 내 진료협력병원 간 전문의뢰 건수는 지난해 11월 859건에서 그해 12월 4408건, 올해 1월 7076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전문회송 건수 역시 4565건, 1만3028건, 1만8923건으로 증가했다.

관련해서 서울지역 상급병원 한 관계자는 “구조전환 사업이 진행된 후 중증환자의 수술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급병원 쪽으로 오려는 중증환자의 대기 기간은 의정대란 발생 이전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상급병원의 구조전환 속에서 중환자 대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을 하면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간 3조3000억원 규모의 지원금도 차질 없이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 경쟁을 벗어나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현장에 안착하도록 의견 수렴과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날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수급추계논의기구 관련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이 이번주 정부에 이송되어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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