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박수아 아주대 심리학과
인간의 욕망 읽는 소비자 심리를 연구하고 싶어요
보통의 고등학교 신입생이 그러하듯 수아씨도 처음부터 진로를 확고하게 설정한 건 아니었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도움을 주고 싶었다. 지금도 방향은 같지만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관찰해 원인을 밝히고 소비자의 심리를 연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깊이 있는 전공 공부를 밑바탕으로 마케팅이나 광고 홍보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수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수아 | 아주대 심리학과(경남 진양고)
심리학에서 환경, 광고 홍보로 관심 확장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를 알게 됐어요. 중학교 때와 다른 시험에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어떻게 도움을 줄까, 무슨 위로가 필요할까, 진정한 공감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심리학이 눈에 들어왔죠.”
문제가 생기면 회피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해결해보려 하고 책임감이 강한 수아씨는 그렇게 심리학에 발을 디뎠다. 고등학교 3년간 내리 학급 임원을 맡아 소외되는 이 없는 단합된 학급을 목표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려 노력했던 것도 그 일환이었다. 덕분에 학생부에는 ‘배려심과 책임감이 돋보이며 친구들의 인정과 신망을 받는 리더’라는 선생님의 평가가 그득했다. 때마침 학교 진로 찾기 프로젝트에서 들은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님의 강의도 불을 지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에 매력을 느꼈어요.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목표로 인간 본성과 행동을 관찰하고 다각적으로 고민해보는 일이 재미있었어요.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되면 쾌감을 느꼈죠.”
<통합사회> 시간에는 밴드웨건 효과 같은 심리학 이론을 배웠다. 인간 심리의 뇌과학적 기제를 탐구하다 소비자 광고 심리학을 알게 됐고 인간 본성과 욕망, 욕구 충족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와 매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효과로 관심이 확장됐다.
평소 환경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던 중 학교 특색 교육과정으로 진행된 형평 운동 프로젝트에서 환경 봉사단인 ‘기후 천사단’으로 활동할 기회가 생겼다. 환경 도서를 읽고 토론한 후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2학년 때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한 <심리학> 수업에서는 ‘기후 천사단’의 연장선에서 심리학 이론을 접목시켜 홍보 전략을 기획했다. <착한 소비는 없다>를 읽고 육류 소비가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가상의 비건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는 소비자 광고 심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사람의 마음을 끌고 설득할 수 있는 라벨링 이론, 인지 부조화 이론, 후회 이론, 보유 효과 등을 적용해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어요. 심리학·환경·광고 홍보 등 관심 분야를 한데 모아 성과를 만들어 짜릿했어요. 주변 반응도 좋았고요.”
다양한 탐구 활동으로 종합전형 정조준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탐구 활동에 박차를 가한 때는 1학년 2학기 후반이었다.
“교과전형만 목표로 하기에는 내신 성적이 다소 불안했고 학교생활에 다방면으로 충실했기에 저에게는 종합전형이 더 유리할 것 같았어요. 2학년부터는 모든 활동에 더 열심히 참여했죠.”
그러다 보니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국어였는데 교과 멘토로도 활동하며 열심히 공부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주요 내용은 마인드맵이나 줄글 개요로 요약하는 습관을 들였다. 지문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을 쉽게 기억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국어 멘토로 친구를 가르친 경험이 쌓이니 스스로 더 꼼꼼히 공부하게 됐고 시험에 나올 부분까지 예상해볼 수 있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방황하는 청소년은 보호해야 할 존재라는 주제로 글을 쓰면서 청소년 심리를 헤아려봤고, <아몬드>를 읽은 후엔 감정 표현이 힘든 청소년의 문제점에 대해 주제 탐구도 했다. 교과 특성에 맞는 탐구 주제는 무궁무진했다.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제탐구> 등 2~3학년에 걸친 사회 교과에서는 더 많은 탐구 기회가 있었다. 사례 조사나 질문지법 등 사회과학 연구 방법론을 익히고 <확률과 통계>에서는 간단한 통계 처리 기법도 익혔다.
틀 효과를 마케팅에 적용한 결과를 확인하고, 설문지 제작과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틀 효과를 분석하기도 했다. 심리학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수강했던 <생명과학Ⅰ>에서는 ‘심리적 안녕감의 뇌과학적 기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수시에서 교과전형 2곳과 종합전형 4곳에 지원했어요. 그중 종합전형으로 지원한 아주대와 충남대에 합격했죠. 아주대 면접에서는 수학과 과학 교과의 성적이나 탐구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받았어요. <생명과학Ⅰ> 수강도 장점이 됐다고 생각해요. 면접을 준비할 때는 학생부의 모든 내용을 철저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질문 하나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최초 합격했어요. 답을 모르더라도 최대한 성의껏 말하는 게 중요해요. 마지막 질문에서는 제가 준비한 답변을 하고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생각해요.”
수아씨는 합격 비결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참여했던 다양한 학교 활동과 끝까지 챙긴 내신 성적, 열심히 매진한 교과 탐구 활동을 꼽았다. 이러한 노력은 현재 대학에서도 빛을 발한다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심리학 공부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요. 소비자 심리와 범죄 심리 소학회에 참여하고 있고요. 앞으로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더 깊이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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