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희토류·자석 수출 중단
미국 관세부과에 대한 보복
자동차 드론 반도체 로봇 차질
한국기업에도 불똥 튈까 우려
중국이 첨단기술의 핵심 광물인 중희토류와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즈는 13일(현지시간) ‘무역전쟁 심화에 중국, 핵심 수출 중단’(China Halts Critical Exports as Trade War Intensifies) 제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4일부터 중국에서 전량 정제되는 중희토류 금속 6종,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제한했다.
이 제품들은 이제 특별한 수출허가를 받아야만 중국 밖으로 반출될 수 있는데, 중국은 아직 허가시스템 구축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번 수출제한 조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를 급격히 인상한 것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수출중단 대상인 중희토류 금속은 다양한 종류의 전기모터에 필수적인 자석에 사용된다. 이 모터는 전기자동차 드론 로봇 미사일 우주선의 핵심 부품이다. 가솔린자동차도 조향과 같은 작업에 희토류 자석이 장착된 전기모터를 사용한다.
또 제트엔진 레이저 헤드라이트 등에도 필요하며, 인공지능 서버와 스마트폰 전원 공급 장치에 필수재료로 쓰인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최대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의 제임스 리틴스키 회장 인터뷰를 통해 “드론과 로봇은 전쟁의 미래상으로 여겨지는데, 미래 공급망의 핵심 요소가 마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화학제품 공급업체의 최고경영자(CEO)는 “수출이 재개되기까지 약 45일 걸릴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즈는 “기업들마다 비상용 재고 규모가 다양하기 때문에 생산차질 발생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많은 미국기업들은 값비싼 원자재 비축에 현금을 묶어두고 싶어하지 않아 재고를 거의 보유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군수업체를 포함한 특정 기업에 대한 (희토류) 공급이 영구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은 2023년까지 세계 중희토류 금속 공급량의 99%를 생산했다. 베트남의 한 정유공장에서 소량의 생산량을 확보했었지만 세금분쟁으로 1년간 폐쇄돼 중국의 독점지위가 강화됐다.
중국은 연간 약 20만톤에 달하는 세계 희토류 자석의 90%를 생산한다. 나머지는 일본과 독일에서 생산하지만 원자재는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희토류 자석공장은 장시성 최남단에 위치한 간저우시에 소재하는데, 이 회사는 세계 전기차 1, 2위업체인 테슬라와 BYD에 차량용 자석을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보급여부가 전기차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제기된다. 가솔린자동차에도 쓰이기 때문에 GM 등 미국 자동차업계도 비상이다.
반면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중국의 희토류 금수 조치를 겪었던 일본은 기업들이 1년 이상의 희토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우리나라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이 필요한 자동차업계를 비롯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에 직간접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나성화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공공비축 및 민간재고, 대체재 등은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향후에도 수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이 협력해 면밀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