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해항 미국항로 운임 엇갈려
부산발 상승, 상해발 하락
관세충격 ‘컨’ 시장 타격
부산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과 상하이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 운임 추세가 엇갈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행 중인 관세전쟁이 컨테이너시장을 흔들면서 항로별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에 비해 1.6% 내린 1800포인트를 기록했다. 계속 하락하던 KCCI는 지난주 12주만에 반등했지만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바로 하락했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유럽 동남아 등 8개 항로 운임이 내렸고 북미서안과 동안 등 5개 항로는 올랐다.
11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운임(SCFI)는 일주일 전에 비해 0.14% 오른 1394.7포인트를 기록했다. 3월 21일까지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다. 하지만 상승폭은 4.96%(3월 28일) → 2.65%(4월 3일) → 0.14%(4월 11일)로 줄어들고 있다.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항로 중 유럽 동남아 등 7개 항로 운임이 올랐고, 북미 일본 등 5개 항로 운임은 내렸다. 한국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항로는 부산항과 상하이항에서 차이가 났다. 부산항을 출발해 북미 서안과 동안으로 가는 항로 운임은 4일에 이어 14일에도 계속 올랐다. 반면 상하이항을 출발해 미국 서안과 동안으로 가는 운임은 11일 하락했다. 미국으로 가는 운임이 하락하면서 SCFI 종합지수 상승폭도 0.14%로 줄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 관세정책이 부산발 운임과 상하이발 운임에 차이를 일으켰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은 지난 10일 중국(관세율 145%)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관세 10%를 일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해진공은 11일 발행한 특별보고서 ‘미국 상호관세 조치 관련 선종별 영향 분석’에서 미국이 중국에만 145% 관세를 부담하고 나머지 국가에는 10% 관세만 부과한 채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개별 협상에 들어한 것은 컨테이너선 시장수요에 가장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항로에서 중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비율이 55%에 달해 전체 교역량이 줄어들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연근해 항로 피더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관세전쟁에 따른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항로별 선박 재배치가 확대될 경우 미국항로 외 다른 항로에서도 선복량 공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운임 하방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90일 유예조치로 큰 혼란은 다소 진정되겠지만 미국발 관세정책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조선시장은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등이 상호관세조치에서 제외돼 수요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호관세조치와 무관하게 자동차운반선(PCTC)의 경우 자동차와 부품에 품목관세 25%가 부과돼 점진적인 해상운송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무역구조변화에 따른 글로벌 해운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돼 선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대응전략을 다변화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