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축통화 지위 잃게 되나
관세전쟁·재정적자 영향 … 유로·엔 대비 하락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석달간 추진한 거의 모든 정책은 달러의 지지 기반을 허무는 쪽으로 작용했다.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행정부 인사들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따른 비용이 혜택보다 더 크다는 시각이다. 미국 통화를 부당하게 강하게 만들고 자국 수출업체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경제의 약 1/4을 차지하지만 달러는 공식 세계 외환 보유액의 57%를 차지한다. 달러는 국가들의 외환 보유액 외에도 전세계 금융시장의 주요 거래 통화다. 몽골의 은행이든, 칠레의 연기금이든, 유럽의 보험그룹이든, 싱가포르의 헤지펀드이든 달러는 궁극적인 준비 자산이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에 따르면 달러는 무역에서도 중심 역할을 한다. 모든 수출송장의 54%가 달러로 표시된다. 금융 분야 지배력은 더 절대적이다. 모든 국제 대출 및 예금의 약 60%, 국제 채권 발행의 70%가 달러로 표시된다. 외환 거래에서는 모든 거래의 88%가 달러를 포함한다.
달러의 글로벌 통용성 덕분에 미국 지폐도 해외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2조달러 이상의 미국 지폐 중 절반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막대한 국제적 수요는 미국 금융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미국 정부나 기업들은 더욱 낮은 이자로 차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비판했던 미국의 “과도한 특권”이다.
양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