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는 국가와 세계를 운영 중”
시사주간 애틀랜틱 인터뷰
“1기 생존, 2기 주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나는 국가와 세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와 두 번째 임기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이제는 과거처럼 정치적 생존을 고민할 필요 없이 국정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 임기에는 부패한 사람들이 가득했고, 나는 나라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생존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또 과거 백악관과 내각에서 잦았던 충돌과 저항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하고 싶은 정책을 마음껏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기에는 충성파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글로벌 관세 정책 강화,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중재 시도 등 주요 국정 과제를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 수 있게 됐다”며 “하고 있는 일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것이지만, 동시에 나는 이 일을 매우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직 수행의 무게감과 권력 행사에 대한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낸 발언이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시그널게이트’로 인해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민간 메신저 앱을 통해 군사작전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여전히 훌륭히 일을 해낼 것”이라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장관을 감싸며 충성심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정책과 관련, 적법 이민자나 범죄 경력이 없는 이들도 함께 추방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완벽한 것은 없다”며 별다른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았다. 이민 문제를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간주하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는 또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관계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제 그들은 나를 다른 수준으로 존중한다”고 말한 트럼프는 “처음에는 나를 몰랐지만, 지금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이 금지하는 대통령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운을 남겼다. 그는 “3선 도전은 큰 규범 파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내가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동시에 그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3선 출마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완전히 가능성을 닫지는 않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이번 임기 동안 미국의 정치, 경제, 외교 질서를 완전히 재편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제도와 규범을 과감히 넘어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트럼프는 “우리는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