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년만에 대규모 인수합병

2025-05-07 13:00:22 게재

명품 B&W 등 5000억원에 인수 … 고급 오디오 시장 공략 확대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를 인수하며 세계 고급 오디오 시장 공략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6일(현지시간)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하만이 인수하는 럭셔리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테크놀로지 등이다. 이 가운데 B&W는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고급 오디오 대표 브랜드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로 오디오 전문가와 애호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로 평가받는 B&W ‘노틸러스’ 스피커. 사진 삼성전자 제공

1993년 출시 이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으며 B&W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는 대당 1억5000만원이 넘는다.

유선형 디자인으로 유명한 무선스피커 ‘제플린’,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유명한 헤드폰 ‘PX7 시리즈’ 등은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홍보대사로 활동한 대표 제품들이다.

B&W와 함께 확보한 데논은 CD 플레이어를 최초 발명한 115년 전통의 브랜드이고, 마란츠는 프리미엄 앰프•리시버 제품군에서 고품질 음향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하만은 JBL과 하만 카돈, AKG, 인피니티, 마크 레빈슨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반으로 지난해 포터블 오디오에서 약 6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헤드폰과 무선이어폰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하만은 2015년 ‘B&O 카오디오 사업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2017년 ‘아캄’, 2022년 ‘아포스테라’, 2023년 ‘룬’ 등을 인수하며 고급형 오디오 시장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하만은 이번에 인수하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하만의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과 합쳐 2025년 608억달러에서 2029년 700억달러까지 성장할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카오디오 사업에서도 하만 카돈과 JBL, 뱅앤올룹슨 등 기존 브랜드 외에도 B&W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자동차 업체와 고객에게 브랜드별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며 사업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가 모바일 TV 가전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의 빅딜은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TV 등의 차별화된 음향•오디오 기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스피커•오디오 기기와 연결•제어 등 스마트싱스, 차별화된 고객 경험 측면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만 AKG와 하만 카돈 등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무선이어폰 사운드바 패밀리허브 등의 사운드 품질을 높여왔다.

한편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로 꼽히는 전장업체다.

인수 첫해인 2017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6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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