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송병국 순천향대학교 총장

“의료 인프라 활용, 의료융합산업 주도할 것”

2025-05-07 13:00:31 게재

“학생·교수·교직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성공까지 지원”

헬스케어융합전공·바이오의약전공·탄소중립학과 신설

지난달 2일 송병국 순천향대학교 제10대 총장이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송 총장은 “‘학생 성공과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더 큰 순천향’을 새로운 대학경영 비전으로 삼고, 구성원 모두의 잠재력과 의견을 존중하며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일신문은 송 총장을 만나 창학 50주년을 3년 앞둔 순천향대학의 그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주

송병국 총장은 서울대 교육학 박사/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1989~1996년)/순천향대 교수(1996~)/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2017~2020년)/순천향대 교육대학원장(2022~2023년)/순천향대 총장(2025~)

●대학 비전으로 ‘포용적 성공(Inclusive Success)’을 제시했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 대학은 학생·교수·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 구성원의 성공도 포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학생들에게는 학문적 성공뿐만 아니라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역량을 길러주고, 교수에게는 연구와 교육 활동을 통해 자긍심을 갖게하고, 직원들에게는 학생성공을 위해 기여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사회에는 대학의 인프라와 연구 성과를 공유해 지역 혁신을 돕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학생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사회·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며 연구 혁신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가고자 한다.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하는 포용적 성공은 눈에 보이는 물질 의미를 뛰어넘어 ‘학생 성공과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더 큰 순천향’을 의미한다.

●언급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은 시대정신과 같은 중요한 문제다.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가.

1978년 농촌지역에서 의과대학으로 출발한 우리 대학은 개교 그 자체가 지역사회와 협력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농약 사고 등 지역주민들의 건강문제 해결로 협력을 시작했다. 1990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후에는 특수대학원과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지역주민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했다. 또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역 기업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천안·아산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 성장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미래 먹거리 산업은 무엇을 말하는가.

의료를 기반으로 한 대학의 특성을 살려 첨단 산업기술을 접목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의료융합산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전국 4곳의 병원과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의료산학협력실 등 여러 부속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의료 핵심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다.

‘의료와 기술의 만남, 의학과 공학의 만남’이라는 대학 특성화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융복합 대학으로 도약하려고 한다. 특히 의료, 바이오, ICT,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의료융합산업의 성장을 선도해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사회와 의료분야 협력을 구체화한 사례가 있는가.

지난 3월 우리 대학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순천향 중앙의료원과 미래 의료 융합산업 발전과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 개발 등에 힘을 모으기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세 기관은 앞으로 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 의료 융합산업 상용화, 전문 인력 양성, 스타트업 육성과 기업 성장 지원, 지역 맞춤형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충남테크노파크, 충남경제진흥원,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의료융합 신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의료융합 신기술의 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과 청년 취업·창업을 지원한다. 특히 정주 여건 향상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의료융합분야 외에 지역사회와 협력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지산학협력센터와 유니콘기업 성장지원센터, 지역융복합연구원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산학협력센터와 유니콘기업 성장지원센터는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문제 해결형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대학이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실질적인 지산학협력 터전을 마련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하면 재학생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도 지역 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지역융복합연구원은 주변 지자체 연구과제를 대신 수행하게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또 지역 주민과 재직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내 인재와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도 할 계획이다.

●대학 전체 측면에서는 연구역량이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학생 개개인에게는 취업이 제일 급선무다.

과거 교무처장을 하면서 신입생 대상으로 ‘셀프 리더십’이라는 과목을 도입했다. 우리 교육은 고등학교까지 입시 교육만 하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노력은 부족하다.

신입생 때에는 자신을 좀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마친 2학년은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와 진로를 탐구하는 교과목을 수강한다. 이 과목은 학생을 가장 잘 아는 학과 교수들이 진행한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학생성공센터를 만들었다. 졸업·취업률을 높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학은 학생이 자기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자기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지원은 학업과 관련된 데이터, 적성·흥미와 관련된 데이터, 미래에 대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생성공센터가 이 역할을 할 것이다.

●신설학과들도 눈에 띈다.

올해 의생명융합학부에 헬스케어융합전공과 바이오의약전공을 설치하고 탄소중립학과를 신설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우리 대학은 의과대학으로 시작했으며 경쟁력 있는 생명공학과 바이오분야 학과를 여러개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신설한 헬스케어융합전공과 바이오의약전공은 우리 대학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이며 의료융합 특성화의 주체가 되는 학과다.

탄소중립학과는 탄소중립에너지, 탄소중립 모델링, 탄소기후 등을 특화 분야로 지정해 △글로벌 수소 에너지 혁신생태계 구축 △에너지효율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산업화 △탄소순환 생태계 전환 △재생자원 소재화 등을 위해 글로벌 탄소중립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특히 충남도는 화력발전소와 지속적인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산업체 유입이 지속 증가해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했다.

탄소중립학과는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위한 근로자 교육과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는 에너지신산업 개발을 위한 인재를 육성한다.

●총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순천향대는 건학 50주년을 3년 앞두고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우리 대학이 그동안 이룩한 업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50년을 준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했다. 특히, 순천향 정신의 핵심 가치인 ‘인간사랑’을 기반으로 학생 성공과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순천향 정신’을 강조했는데.

순천향 정신은 건학 이념인 ‘인간사랑’을 바탕으로 형성된 가치다. ‘도전과 개척정신’ ‘신뢰와 존중’ 그리고 ‘사회공헌’의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구성원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학 운영에서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하며, 대학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학생 중심 교육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순천향 정신을 더욱 발전시키겠다.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을 통해서도 지역 사회와 협력하는데.

순천향대는 올해로 13년째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당시 학생회의 건의를 학교가 수용해 전국 대학 최초로 시행되었다.

한식 뷔페와 야외 카페·베이커리 등이 있어 메뉴도 다양하다. 쌀·우유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 농산물 소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