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산단 재생에너지 도입 시 30조원 절감

2025-05-08 13:00:30 게재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 등

LNG 발전 대체 효과 분석

산업통상자원부가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내에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6기(총 3GW)에 대한 발전사업을 조건부 허가 한 가운데, 동일 용량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경우 삼성전자가 전력 구매비용을 최대 30조5000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용인 인근의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활용하는 전력 조달 모델링 분석을 통해 산출된 결과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은 전문 데이터 모델링 분석 기관인 플랜잇에 의뢰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8일 공동으로 보고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생에너지로 경쟁력을 높이다’를 발표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백서(2020년)를 기반으로 용인 국가산단 인근 지역의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조사하고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 산단 반경 25km 이내 태양광 발전 잠재량은 66GW, 인천 및 충남 지역 20km 이내 해상풍력 잠재량은 11GW에 달했다. 이를 통해 3GW 규모의 신규 LNG 발전소 건설 대신 인근의 태양광과 해상풍력 자원을 활용해 용인 국가산단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전력 조달 시나리오와 현재 정부가 계획 중인 신규 LNG 발전소를 통한 전력 조달과 비교해 삼성전자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편익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50년까지 LNG 발전을 통해 전력을 조달할 경우 삼성전자가 전기 요금으로 지출하는 비용은 153조230억원에 달했다.

반면, 태양광 해상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조합을 활용한 PPA를 적용할 경우 현상유지 대비 2조3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태양광 균등정산 PPA의 경우 최대 30조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의 계통을 활용한 태양광 50% PPA 시나리오는 24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100% 재생에너지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인증서(REC) 구매까지 고려할 경우 19조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나리오는 모두 LNG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주민 건강 피해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

임장혁 기후솔루션 에너지시장정책팀 연구원은 “인공지능 칩 제조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로 인해 글로벌 거래 조건이 악화되거나 공급망 탈락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정부가 용인 국가산단 인근 지역의 태양광 및 풍력 자원을 개발하고 이미 진행 중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국가산단 내 연계를 극대화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연구원은 또 “ESS 설치를 적극 지원하면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실현은 충분히 가능하며 삼성전자도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연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은 국가 미래 비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산업단지 개발과 에너지 정책 역시 과거의 수도권 집중·화석연료 의존형 모델에서 벗어나 인근 지역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시 에너지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분산 배치하는 방향으로 지속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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