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연결, 정신질환 ‘게임체인저’
바이오코리아 2025 컨퍼런스
“적극 투자, 안전성 확보 과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등으로 인해 국내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이하 BCI)’ 시장 경쟁이 뜨껍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BCI란 사람의 뇌 신호를 해독(디코딩)·번역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비침습형’과 ‘침습형’ 등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기술은 상용화 전단계에 있지만 수술을 필요치 않는 비침습적 기술은 이미 상품화가 진행되고 있다. 뉴럴링크는 지금까지 6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경쟁사인 싱크론은 빌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지했다.
7일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21세기의 거대한 연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이라는 주제로 BCI의 현황과 기술개발 동향이 논의됐다.
임창환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최근 딥러닝 등 AI 기술이 뇌파 데이터의 학습과 패턴 분류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며 “BCI기술은 전자약과 무관하지 않으며 향후는 체내 삽입되는 BCI로 질병을 치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BCI 본격 논의는 1973년 미국 UCLA 자퀴스비달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뇌신호를 이용해 외부기기를 제어하거나 외부와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기술 한계로 추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많은 뇌공학과 AI를 연구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정신질환 및 재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올 4월 미국 식품의약국의 BCI 허가 첫 사례가 나왔다. 미국 뇌공학 스타트업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는 FDA로부터 BCI 장치 ‘레이어 7 피질 인터페이스’를 허가받았다. 신경외과 수술이나 뇌 수술 등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최대 30일간 이식할 수 있게 됐다.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척추장애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뇌 피질에 전극을 삽입, 상상만으로 분당 18개 단어를 칠 수 있는 딥러닝 시스템을 개발했다. 피츠버그대학은 사고로 팔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의 뇌 피질에 전극을 삽입, 뇌 신호를 로봇 팔에 보내고 물체를 잡는 촉감을 다시 뇌에 전달하는 BCI 기술을 개발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회사 클리나텍이 뇌신호 측정 및 뇌자극이 가능한 이식형 브레인칩인 위매진을 인체 대상으로 임상시험하고 있다. 2023년 스위스 로잔연방공대는 위매진을 이식한 하지마비환자가 다시 걸음을 걷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은 2024년 뉴럴링크가 텔레파시 칩의 성공적인 이식을 발표한 직후 네오라는 이름의 신경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이식한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제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아직 BCI 기술이 뇌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없애야 하는 과제 등이 남아 있다.
임 교수는 “BCI 기술은 신경공학, 의공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가 협업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며 “세계 시장에 빠르기 진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통해 신경조직 손상 위험, 감염 가능성, 장기 삽입 시 안정성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정부가 국제 컨소시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표준 제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내 BCI 연구 개발 상품 활성화를 위해 제언들도 나왔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치고 나가는데 우리는 또 뒤처지는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건강보험의 샌드박스가 필요하다. BCI 기술이 사지마비 환자의 운동 복원 목적으로 인허가를 받아서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외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제품 국산화를 통해 어떻게 국가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는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비웨이브(BWAVE) 이사는 “설문지에 의존하는 정신건강 진단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진단의 디지털화를 통해 진단성공률을 높여 높은 자살률 등을 낮추는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웨이브에서는 마음결 미니-베이직-기어-프로 등 맞춤형 정신건강 진단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