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소멸대응, 지역산업 생태계 강화에 답이 있다

2025-12-04 13:00:09 게재

오늘날 우리는 전례 없는 복합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수도권 인구비중 50% 돌파와 107곳에 달하는 인구감소지역은 ‘지방소멸 가속화’라는 국가경제의 구조적 위협을 경고한다. 특히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중소기업 CEO 고령화와 기업승계 저조에 따라 그동안 이룩한 경영·기술적 성과가 사장될 우려까지 더해지며 지역기업의 생존을 어느 때보다 크게 압박하고 있다. 급격한 환경변화 앞에서 더 이상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이 거대한 파고를 넘기 어렵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연결하여 동반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신산업 대전환 및 기업의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1월 경남 창원지역 소재의 한 기업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20년째 회사를 운영해 온 대표님은 “기계도 늙고 사람 구할 곳도 없어 갈수록 사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역소멸과 산업기반 약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지역소멸 위기극복과 지역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세가지 핵심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 구축 필요

먼저 민관협력을 통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강화다. 동반성장은 국내 밸류체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굳건히 하고 상생문화를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유력한 수단이다.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의 금융·ESG·신사업을 지원하면 지역산업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한 사례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은 대표적인 상생금융프로그램이다.

지역주도 인공지능(AI) 대전환도 절실하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업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지역 중소기업들은 인력 기술 데이터 비용 등의 부족으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법을 제공해야 한다. 중진공은 AI인프라 구축 및 지역산업 특성을 고려한 AI 개발과 실증을 통해 기업맞춤형 AI를 도입하고, AI 인력훈련 체계를 구축해 실무중심 AI 활용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승계 지원체계도 고도화해야 한다. 지역 중소기업이 보유한 숙련기술과 경험이 세대 단절없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은 지역경제의 영속성과 직결된다. 중진공은 가족 내 가업승계를 넘어 다양한 제3자 승계체계를 지원하는 정책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범정부 협력을 통해 기업의 영속성을 높이고 지역산업의 혁신 DNA가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지역의 성장=국가의 성장’이라는 인식 아래, 지역산업생태계가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한국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전략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의 기반이다. 지역의 모든 기업과 기관, 구성원이 이 공동의 비전을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 우리는 위기를 넘어 더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구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상생 네트워크 촘촘히 구축해 나갈 것

중진공은 앞으로도 지역소멸대응을 위한 중장기 목표 아래 지역산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고 지역 혁신기능을 강화하며 상생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해 나갈 것이다.

반정식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지역혁신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