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기술 탈취’ 의혹 카카오 압수수색

2025-05-09 13:00:04 게재

경찰, 통신 솔루션 업체 네이블 고소에 따라

카카오톡의 음성통화 기능인 ‘보이스톡’ 기술 탈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카카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이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내 카카오톡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통신 솔루션 업체인 네이블이 과거 카카오로 이직한 개발자들과 카카오 법인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해 3월 경찰에 고소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네이블은 “이직한 개발자들이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브이오아이피(VoIP) 관련 원천기술을 카카오로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VoIP란 전화회선이 아닌 디지털 형태의 음성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송·수신하는 방식으로 보이스톡·페이스톡 등 데이터로 통화하는 기능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이 탈취한 기술을 바탕으로 카카오톡의 음성통화 기능인 보이스톡을 개발했다는 게 고소 요지이다.

경찰은 그동안 고소인이 주장하는 영업비밀을 특정하는 등 기초 수사를 해오다가 이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카카오가 보이스톡 개발 과정에서 네이블의 인터넷전화 소스코드를 사용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카카오와 네이블은 인터넷전화와 관련한 기술을 둘러싸고 수년간 법적 다툼을 이어왔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10월 네이블이 보유한 ‘VoIP 호설정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브이오아이피 통신시스템’ 특허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격인 특허심판원은 네이블의 손을 들어주며, 특허가 유효함을 선언했다.

이에 불복한 카카오가 특허법원에 항소한 2심에서도 2023년 6월 네이블이 승소했다.

카카오는 2심 결과에 불복해 같은해 7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고, 대법원은 2023년 11월 2일 네이블의 승소를 선고했다.

반면 네이블은 카카오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네이블은 2021년 1월 13일 카카오가 자사의 VoIP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2건의 소송을 걸었다. 네이블은 이들 소송에서 △보이스톡·페이스톡의 제작, 사용, 제공 금지 △구글, 애플 등의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 삭제 △보이스톡·페이스톡을 구현하는 시스템 폐기 등 카카오톡 서비스를 막아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카카오가 네이블이 보유한 VoIP 기술 관련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블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양측의 갈등이 특허소송에서 형사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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