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기업 영구채 발행 6조원 ‘사상 최대’
경기둔화 되자 자금조달 수단으로 이용
지난해 비금융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금액이 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둔화로 재무상황이 악화한 기업들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영구채를 적극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사에서 주로 활용되던 영구채가 이제는 일반 기업들의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4년 비금융기업이 발행한 만기 30년 이상 영구채 규모는 일반회사채 5조3430억원, 특수채 7000억원으로 총 6조430억원에 달한다. 일반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은 2023년 발행 1조1416억원보다 4.7배 더 늘었다.
국내 비금융기업 영구채는 2012년 도입 이후 빠른 기간 안에 증가했다. 작년 말까지 12년간 110여개의 발행회사에서 280여건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한 국내 기업 전반의 실적이 저하됨에 따라 기존 발행업체들의 차환 물량뿐 아니라 신규 발행업체들의 조달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에만 4300억원의 영구채가 발행되는 등 기업들의 발행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영구채 발행기업의 신용등급이 발행 후 하향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전체 발행건의 29%에서 상환 전에 발행기업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며 “영구채의 경제적 실질은 부채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어 신용평가 관점에서 국내 비금융기업 영구채는 자본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