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 69% 금리 인하 전망…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2025-05-27 13:00:03 게재

높은 외환 변동성·2차 추경 … 국고채 금리상승 리스크 경계

향후 통화정책 방향 힌트 주목 … 시장은 8월 추가 인하 전망

채권전문가 100명 중 69명이 오는 2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달보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증가했고 물가와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면서 6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과 높아진 외환 변동성, 대통령 선거 이후 2차 추경이 예상되면서 국고채 금리 반등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장기채 금리상승에 시장금리 전망 악화 = 2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5년 6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시장참여자 69%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2.75%에서 2.50%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투협은 “원달러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하방 압력이 심화됨에 따라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 12%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6개 기관 100명이 응답한 내용이다. 운용(펀드매니저, 트레이더 등) 27명, 중개(브로커, IB업무자 등) 7명, 분석(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RM업무자 등) 35명, 기타 31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시장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됐다.6월 금리 전망 채권시장지표(BMSI)는 금리상승에 28명, 금리 하락에 35명 응답하여 107.0(전월 131.0)으로 조사됐다. 전우러 16명보다 금리상승 응답자가 늘고 금리 하락 응답자는 47명에서 35명으로 줄었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장기국채 금리상승과 국내 국고채 발행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 하락과 같은 금리 하락을 이끌 부분은 채권시장에 이미 상당히 반영됐고 새 정부 출범 이후 재정 지출 변화와 경기 부양 강도가 불확실하다”며 “기준금리 인하와 무관하게 향후 2~3개월은 금리상승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물가와 환율 BMSI는 호전됐다. 물가 BMSI는 물가상승에 5명, 물가하락에 16명이 응답하여 111.0(전월 94.0)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전월 18%)가 물가상승에 응답하였고, 물가하락 응답자 비율은 16%(전월 12%), 물가보합 응답자 비율은 79%(전월 70%)로 나타났다. 수요 둔화에 따른 물가 상승세 완화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물가상승 응답자가 전월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BMSI 또한 152.0(전월 128.0)으로 환율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호전됐다. 환율 BMSI는 환율상승에 1명, 환율하락에 53명이 응답하여 152.0(전월 128.0)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1%(전월 16%)가 환율상승에 응답하였고, 환율하락 응답자 비율은 53%(전월 44%) 환율보합 응답자 비율은 46%(전월 40%)였다.

금투협은 “최근 원달러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따른 외환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6월 환율상승 응답자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관전 포인트 '통화정책 방향성' = 채권전문가들은 5월 금통위에서 0.25%p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관전 포인트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은의 경기 판단 변화에 주목하면서 총재 발언을 통해 미래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힌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 이하로 대폭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며 “다만 한은이 잠재 성장률 하락을 언급할 경우 시장 기대보다 느린 금리 인하 경로 제시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1% 수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전망치는 지난 2월에 제시했던 1.9%를 유지하거나 소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 연구원은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하 이후 8월에도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하방을 막기 위해 재정과 통화 완화 정책의 정책 공조 차원의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관전 포인트로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정도와 △최종 금리 2.00% 하회 가능성 △부동산에 대한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시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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