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계엄 이전 수준 회복

2025-05-27 13:00:03 게재

4년7개월 만에 최대폭 개선

정치불확실 해소 등 기대감

소비심리가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관세유예 등이 기대심리에 반영됐다는 풀이다. 기대인플레이션 수준도 하향 추이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5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달(93.8)보다 8.0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29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5일 서울 중구 명동 한 상가에 특별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번달 소비심리 개선폭은 2020년 10월(12.3) 이후 가장 큰 폭이고, 지난해 10월(101.8)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전달 대비 12.5포인트 급락한 이후 소비심리가 침체를 이어오다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그동안 소비심리 회복을 제약했던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정책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며 “그동안 지수가 낮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 6개 구성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한다.

특히 향후경기전망(91)과 현재경기판단(63) 지수가 전달 대비 각각 18포인트와 11포인트씩 개선됐다. 이달 초 국회에서 추경 예산안이 통과되고,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한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달 출발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한미간 관세협상 진전 등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111)도 전달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향후 1년쯤 이후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 지표이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점치는 비중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이 팀장은 “주택가격전망은 현재 부동산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93)는 전달 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함께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 등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달보다 0.2%p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은 3월 수준을 보였지만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등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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