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기후동행카드·서울런, 앞길은?

2025-06-04 13:00:24 게재

오세훈 핵심사업 새정부 영향 촉각

TBS·서울사회서비스원, 부활 전망도

21대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 당선으로 마무리 되면서 서울시는 핵심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서울시·시의회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으로 이른바 오세훈표 주요사업들이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서울시 사업은 관련된 인구가 큰데다 수도권 지자체들과 연관이 깊어 정부의 협력 및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한강버스를 포함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장 주력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인 해당 사업은 정부 출범 이전부터 민주당의 공격 대상이었다. 민주당이 시정 감시와 견제를 위해 만든 ‘새서울특위’는 오세훈 서울시 비판의 맨앞에 줄곧 한강사업을 내세웠다.

서울시가 지난달 23일 마포대교 인근에서 한강버스 화재 상황을 가정한 현장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인 기후동행카드(기동카)도 새정부 출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동행카드는 정액제로 서울의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늘어나는 적자가 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행안위 자료에 따르면 기동카의 올해 1분기 운송손실금은 523억4000만원이다. 손실금은 시와 교통공사가 분담하고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 국토부가 만든 K-패스와 연동되지 않는 서울시만의 독자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출시 첫해에도 기동카는 총 1035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서울런’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저렴한 인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초대형 사교육 기업에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강의를 빌려오는 서비스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

지자체는 새로운 복지정책을 펼치려면 반드시 복지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사회보장협의회 통과 없이는 국비 지원 등 사업 추진 길이 막힌다. 오 시장의 대표적 복지실험인 디딤돌소득 역시 마찬가지 과정을 밟아야 한다.

◆정부 지나친 개입, 역풍 불 수도 =

오세훈 서울시에서 폐지 혹은 해산된 기관의 부활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시 지원이 끊겨 폐국 위기에 몰린 TBS 교통방송 사태가 새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권이 바뀜에 따라 방통위 등 인허가 기능을 가진 상급 기관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절대 우세인 서울시의회 의석 분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뀔 경우 조례 개정 등 후속 조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서울사회서비스원 문제도 재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만든 기관이었는데 국민의힘 주도 시의회가 조례 폐지에 나섰고 오 시장이 이를 승인하면서 지난해 해산됐다.

정부가 바뀐 만큼 서울시 사업이 받을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지나친 압박 혹은 개입은 되레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와 정부 사이엔 정당을 떠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라는 일종의 상하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정부가 합리적 명분없이 지자체 사무를 내리누르면 시민들 불만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다음 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분야가 부동산이다. 서울은 현재 재개발 재건축이 한창 추진 중이다. 새정부가 지난 정부처럼 옥죄기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구사하거나 정비사업을 위축시키는 결정을 내릴 경우 서울 민심 이반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과 서울시도 새정부와 협력 및 주요사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 시장은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국민 통합에 최선을 다해주시실 기대한다”면서 “서울시도 조속한 국정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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