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늘도 무사히 어디든 다녀오는 괜찮은 세상 만들기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무조건 실천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필자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자 어렵지 않게 많은 답변이 쏟아졌다.
‘운전 중 유튜브 무조건 금지’, ‘반려견 안고 운전 무조건 금지’, ‘뒷좌석 안전벨트 무조건 착용’…. 그런데 무조건 지켜야 할 교통안전 실천 사항의 답변자들조차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 경우가 많았다. 교통안전에 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천에는 인색한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했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이 교통안전만일까?” 라고 되묻는 이도 있다. 하지만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521명(2024년 기준)인 현실을 마주하면 다른 공공질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오늘도 무사고를 위한 교통안전 실천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실천이란 나름의 소명의식을 가져도 될 만큼 ‘무조건 실천 과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운전 중 유튜브 시청,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자들은 ‘음주운전도 아닌데’라면서 교통안전 실천을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긴다.
“나는 괜찮겠지” 라는 태도는 반복된 관행이 만든 왜곡된 인식이다. 이는 자신에게 예외를 허용하는 관대함에서 시작된다.
그 결과는 보편적 공공가치에 관한 공중의 이중성으로 나타난다. 알면서도 안 하게 되는 이중성은 편의 중심 습관의 관습화와 왜곡된 관습에 기반한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그래서 단속과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교통안전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실천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범죄인 음주 운전자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나는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았을 그의 첫 경험을 떠올려 보자. 그는 평소 운전 중에도 ‘나는 괜찮겠지’라는 자기 합리화를 수많은 상황에서 반복했을 것이다.
과속하면서도 그랬을 것이고 운전 중 스마트 폰을 조작하면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교통안전 불감증과 음주운전이라는 중범죄가 사실상 동일 선상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모두가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어르신 운전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도 마찬가지다. 운전 여부는 어르신들 스스로가 선택할 영역이지만, 그 선택의 기준이 막연히 ‘나는 괜찮겠지’ 가 아닌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포괄적인 안이한 생각과 행동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체가 가정에서 잘못된 습관을 바꾸기 위해 누군가 잔소리하듯, 사회적 울림을 주기 위해 단일 메시지 체계 속 반복적 메시지 노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영국 정부가 'THINK!'라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25년간 이어 온 사례는 국민에게 교통안전에 관해 함께 생각 좀 하자는 단일 메시지로 잔소리를 이어온 것이나 다름아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을 중심으로 정부도 ‘교통안전 대한민국, 오늘도 무사고’라는 교통안전 통합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통안전 분야에서 중장기적 차원의 관점으로 추진하는 통합 캠페인의 첫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잘못된 습관은 그만
‘오늘도 무사고’ 캠페인이 우리 모두가 '나는 괜찮겠지’라는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나‘무조건’ 실천을 통해 무사히 어디든 다녀오는 진짜 괜찮은 사회를 만든다는 확신을 국민 모두에게 전달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