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민중기, 명품백 등 16개 의혹 수사
“사회적 논란 많은 사건, 객관적으로 봐야”
20일 준비기간 거쳐 내달 초 수사 시작 전망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수사할 특별검사로 지명된 민중기(사법연수원 14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명품백 수수, 공천개입, 건진법사 의혹 등 16개 의혹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민중기 특검은 13일 김건희 특검 수사와 관련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됐던 사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 특검은 특검보 4명 등 최대 205명 규모의 특검을 이끌고, 명품백 수수, 공천개입, 건진법사 의혹 등 무려 16개 의혹을 수사한다. 수사기간은 최장 170일이다.
민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맡게 된 사건이 여론을 통해 여러 의문이 제기됐던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특검은 그러면서 “먼저 사실관계와 쟁점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준비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를 향해 제기된 여러 의혹 중 수사 우선순위를 묻는 말엔 “아직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이라 지금 얘기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답했다.
특별검사보 등 수사팀 인선과 관련해선 “제가 (특검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차차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 사무실과 관련해선 “막연하게는 여러 사람이 근무해야 해서 교통이 불편하지 않은 서울의 어느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빨리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민 특검은 자신을 향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말에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민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 동안 수사팀 인선과 사무실 마련에 나선 뒤 다음 달 초께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특검 1명에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이 투입된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포함 최장 170일이다.
한편 민 특검은 1959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해군법무관을 거쳐 1988년 대전지법을 시작으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부산·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동부지법원장 등을 거쳐 2018년 문재인 정부 및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임명됐다. 법복을 벗은 뒤 법무법인 이작 대표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법원 내 노동법 커뮤니티 회장을 맡기도 했다. 행정법원 수석부장이던 2014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주목받았다.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판사 시절 우리법연구회를 창립했던 이광범·김종훈·고 한기택 판사 등과 가까웠고, 이들과는 서울 법대 시절 학술지 ‘피데스’ 편집위원으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이어 우리법연구회 해체 이후 국제인권법연구회에도 소속됐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국법관대표회의 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지냈고, 2017년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할 법원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사태 진상조사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당시 민 특검은 조사 결과 판사 활동과 학술모임, 재판부 동향 등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파악한 문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취임해 2021년 1월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3년 가까이 이례적으로 장기 재직하면서 전국 최대 법원인 중앙지법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