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2센텀 개발 주민 반발에 발목 잡히나
풍산, 입주의향서 제출
주민들 “탄약공장 반대”
부산 제2센텀시티 개발의 핵심 부지인 풍산금속 이전 예정지가 기장군 장안읍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탄약 공장 이전에 대한 주민 반발이 여전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18일 풍산으로부터 기장군 장안읍 일대에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입주의향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풍산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기장군 장안읍 63만6555㎡ 면적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총사업비는 3634억원이다.
이전예정지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장기간 표류하던 제2센텀시티 개발도 탄력을 받게 됐다. 총 개발계획면적 191만㎡ 중 풍산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31만㎡에 달해 이전지를 찾지 못하면 개발계획을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이다.
시는 풍산의 입주의향서 제출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이전 예정지 결정으로 센텀2지구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테크노밸리와 차별화된 부산형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수도권을 뛰어넘는 정보기술 산업 유치의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말했다.
시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라 산업단지 지정계획 심의와 산업단지계획 승인 등 절차를 신속히 이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풍산 공장 이전예정지 주민들의 반발이 문제다. 앞서 2021년 풍산은 기장군 일광면으로 이전하기 위해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현재 풍산 공장 이전예정지는 기장군 장안읍 대룡마을 인근이다. 이곳은 논과 밭, 임야가 주를 이룬다. 대룡마을 바로 앞에는 오리산단과 명례산단이 위치한다. 마을 뒤편에 풍산을 위한 대규모 산단이 조성되면 대룡마을은 3개 산단들로 포위된다. 특히 반여동 풍산 공장은 총알을 만들기 때문에 탄약 등 위험물질에 대한 우려가 높다.
대룡마을 한 주민은 “지금도 소음으로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며 “탄약공장까지 들어서는 산단 계획에는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장안읍발전위원회는 주민 300명 이름으로 부산시청 앞에서 반대집회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자체도 주민들의 반발이 있다면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민수용성 없는 추진은 반대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민 일상과 밀접한 요소들을 면밀히 검토해 이전에 따른 지역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역사회와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