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구속 심문…내란특검 첫 시험대
재판부 기피 신청 변수…간이기각 가능성도
김건희특검, 다음달 1일 수사 개시 목표
채상병특검, 지휘부 구성·인력 파견 요청
‘12.3 내란’과 관련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추가 구속 여부가 이르면 23일 가려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의 추가 구속 여부는 향후 내란 특검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이 첫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민중기 특검, 순직해병 수사방해 의혹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검도 막바지 수사팀 구성 작업에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수사를 서두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내란 특검이 김 전 장관을 위계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발부를 요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심문한다. 특검팀에서는 대검 형사1과장을 지낸 김형수 특검보가 참여한다.
앞서 조 특검은 내란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윤 전 대통령과 모의 단계부터 내란 사태에 관여한 김 전 장관의 신병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18일 수사 개시와 함께 그를 전격적으로 추가 기소했다. 3대 특검이 시작된 후 첫 기소였다.
당초 김 전 장관은 오는 26일 1심 재판 구속기간인 6개월이 만료됨에 따라 석방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날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다시 최장 6개월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다만 김 전 장관측이 이날 오전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한 것이 변수다. 김 전 장관측은 “인신구속에만 골몰해 급행 재판을 하겠다는 형사34부는 형사소송법 18조 1항 2호의 불공평한 재판을 할 것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에 기피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기피 신청으로 이날 예정됐던 구속심문은 늦춰질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기피신청 사유가 재판 지연의 목적이 명백할 경우 간이 기각할 수 있어 예정대로 구속심문이 진행될 수도 있다.
앞서 김 전 장관측은 특검의 기소에 반발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 재판에 처음 참석하며 본격적인 공소 유지에 나섰다. 특검이 내란 사건 수사와 공소제기 뿐 아니라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유지도 맡도록 한 특검법에 따른 것이다. 조 특검은 이미 기소된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사건을 지난 19일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재판에는 대검 인권정책관 출신인 박억수 특검보가 참석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재식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에 대한 증인신문과 비상계엄 당시 합참 계엄과장이었던 권영환 육군 대령의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내란 특검은 다음달 2일 구속기간 만기가 돌아오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조 특검은 “기록을 인계받아 수사를 진행하던 중 군사법원이 재판하고 있는 여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에 대한 신속한 처분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 확인돼 군 검찰에 자료를 송부하고 공소제기 등 처분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도 본격 수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 특검과 특검보들은 주말에도 출근해 사무실 준비와 인력 충원 등 준비 상황을 논의했다. 민 특검은 다음달 1일까지 새 사무실 입주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중 국가 소유인 13층을 특검 사무실로 정하고 기획재정부의 사용승인을 받은 바 있다.
수사팀 구성도 막바지 단계다. 민 특검은 선거·금융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5명을 파견 받은 데 이어 지난 20일 법무부에 28명의 검사 파견을 요청했다. 특검법에 따라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중 추가로 검사 파견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 모집 중인 특별수사관 채용도 조만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민 특검의 요청으로 오는 25일까지 특별수사관을 공개 모집한다는 공고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특검도 수사팀 진용을 갖춰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류관석 이금규 김숙정 정민영 변호사가 특검보로 임명되면서 지휘부 구성을 마친 이 특검은 국방부에 군검사 4~5명과 20명 규모의 군검찰 수사관, 군사경찰 수사관 등 인력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이 특검은 법상 최대인 105명의 수사 인력을 모두 채울 예정이다.
이 특검은 채상병 사건에 대한 법률검토에도 착수했다. 수사를 통한 관련자들의 혐의 확인 뿐 아니라 기소 이후 공소 유지와 관련된 부분까지 실체적, 절차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법률 검토한 후 수사 방향 등을 정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