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생보사 1일 출범한다

2025-06-24 13:00:16 게재

동양 6명·ABL 1명 해임

방카슈랑스 2배 목표

우리금융그룹에 인수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오는 1일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대표를 선임한다. 동양생명 대표로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 ABL생명 대표로는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가 내정됐다. 앞서 동양생명의 자산운용 부사장 등 6명과 ABL생명의 디지털분야 임원 1명 등 모두 7명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 ABL 생명 지분 100%를 각각 1조2800억원과 2700억원 등 모두 1조55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마무리 짓게 된다.

◆자본건전성 개선 최우선 과제 = 올 3월(2025년 1분기)을 기준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5조1900억원, 19조5700억원이다. 규모는 동양생명이 더 크지만 ABL생명의 유동성 비율이나 자산운용 이익률은 더 높다.

문제는 자기자본 확충과 안전한 지급여력비율이다. 자기자본은 동양생명이 1조5255억원, ABL생명이 6026억원 수준이다. 특히 지급여력비율은 개선이 시급하다. 금융당국이 기준을 150%에서 130%로 내렸지만 두 회사 모두 여유롭지 못하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155.5%였으나 올 1분기 127.2%로 줄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 5월 발행한 후순위채(5억달러) 효과로 2분기 킥스비율이 약 27% 개선, 1분기 대비 비율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ABL생명은 지난해 말 111.8%, 올 3월 104.6%를 각각 기록했다. 경과 조치후 각각 153.7%, 168.0% 수준으로 올렸지만 불안하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각사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본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 강화 노려 = 우리은행을 통한 보험 상품 판매도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방카슈랑스 비중을 현재 10%대에서 33%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 5월 기준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2.86%, ABL생명은 7.31% 수준이다. 인수가 마무리 되면 최대치인 33%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밝힌 바 있다.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이후 25%룰이 적용되어 왔지만 19년만에 33%로 늘게 됐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사는 몰아주기 판매 등 부작용을 우려해 25%로 제한한다. 이와 함께 곽 대표 내정자가 GA를 거쳤다는 점에서 기존 GA들과의 협업을 통해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보험설계사만 4400명이 넘는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가 운용하는 자산을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고, 유휴 은행점포 등 부동산을 활용해 요양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보험사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신평 등급 상승 =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우리금융으로 편입을 반기고 있다. 일선 설계사들은 “영업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금융지주 덕분이다. 두회사의 설계사는 4000명을 넘어선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정기평가를 통해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A/상향검토’에서 ‘AA+/안정적’, ‘AA-/상향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ABL생명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상향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올렸다.

우리금융그룹 편입에 따른 조치다. 한신평은 “우리금융지주 신용도와 규모의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지원능력이 충분하고, 지원의지 역시 높은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 합병은 언제 = 현 신한라이프의 모태는 신한은행 자회사로 설립된 신한생명이었다. 2019년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인수한 뒤 2021년 7월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해 현재 신한라이프를 설립했다.

우리금융이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 내정자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 내정자 모두 신한라이프 출범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보험업 진출을 ‘신한라이프 시즌2’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인수 후 바로 통합 수순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신중론을 앞세우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합병이 반드시 답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은 두 회사의 문화·조직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이를 파악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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