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속으로 들어온 ‘휴양림’
노원구, 지하철역 20분 거리 ‘수락휴’ 개장
관악구, 도심 인근 관악산자락 휴양림 추진
서울에서 먼 숲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던 휴양림을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노원구는 도심 속 자연휴양림 ‘수락휴’를 다음달 17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서울 최초의 자연휴양림인 수락휴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지하철역(불암산역)에서 2㎞ 거리에 위치해 대중교통과 도보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동 시간이 짧은 만큼 더 긴 휴식이 가능할 뿐 아니라 퇴근 후 곧장 가서 하룻밤 쉬고 다음날 휴양림에서 바로 출근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우수한 시설도 시민들 기대를 모은다. 머리맡 천창을 통해 별빛을 볼 수 있는 객실, 불멍이 가능한 마당, 동화 속 나무 위 오두막집을 구현한 지상 14m 높이 트리하우스 등 기존 자연휴양림 시설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수락휴의 또다른 차별화는 제대로된 ‘숲속 힐링’이다. 모든 객실엔 TV 대신 LP를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이 설치돼 있고 번잡한 바베큐 대신 전문 셰프가 상주하는 한식 레스토랑이 입주해 집밥 같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9800㎡ 부지에 방문자센터, 개별 숙박동 등이 조성돼 있으며 하루 수용 인원은 25개 객실에 82명 정도다. 시민들 기대는 예상치를 넘어섰다. 개장을 앞두고 실시한 시범 숙박 이벤트에는 12가족 모집에 1만명이 응모했다.
서울 동북쪽에 수락휴가 있다면 서남권에는 관악구에서 만드는 자연휴양림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와 함께 총사업비 141억원을 투입해 관악산 기슭에 조성되며 신림동 산117-24번지 일대에 총 21만6333㎡ 규모로 꾸며진다.
등산로 둘레길과 연계한 숲속의집, 웰컴정원, 숲체험시설 등 다양한 산림인프라가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구는 △산림욕 △숲속 명상 △트레킹 등 기존에 운영 중인 숲체험 프로그램과 생태자원을 연계해 특별한 산림 여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맨발길 등 도심속 자연공간 곳곳에 =
서울 자치구들은 휴양림 외에도 도심속에서 숲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자연형 체험공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팍팍한 도시살이와 일에 지친 주민들의 여가생활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걷기 열풍이 맞물리면서 서울 곳곳에 생겨난 황톳길도 그 일환이다.
걷는 길 가운데 가장 최근에 선보인 곳은 강북구 맨발걷기 산책로다. 강북구는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의 회복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난달 31일부터 맨발 산책로 4곳을 전면 개방했다. 이 가운데 우이천 벚꽃산책로(신창교~월계2교)는 길이가 1.5㎞에 달하며 형형색색 수국으로 주변이 꾸며져 있다. 맨발 길 조성 시 황토와 마사토 비율을 달리해 구간마다 촉감이 다른 걷기 경험을 할 수 있다.
도심 속으로 자연을 가져 오려는 서울 자치구들 노력은 시민들 호평을 받고 있다. 여가와 휴식 공간 확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도심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시계획 분야 한 관계자는 “걷기와 숲체험 등은 우울감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관련 시설을 늘리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도시설계 추세"라며 “도심 속 휴양림 조성 등 녹색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시민 삶을 개선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