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복합기업집단 자본적정성 비율 19.4%p↓
삼성·현대 등 7곳 174.3% 보험계열사 부채증가 원인
자기자본↓, 필요자본↑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이 1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다우키움(자산합계 순서) 등 7개 금융그룹을 말한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그룹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전이·위험집중, 내부거래 등 재무·경영상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의해 매년 지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지난해말 자본적정성 비율이 174.3%로 전년말(193.7%) 대비 19.4%p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계열사 간 부실이 전이·확산되지 않도록 적정한 자본적정성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복합기업집단 전체가 보유한 중복되지 않은 실제 자기자본이, 각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한 최소 필요자본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규제비율은 100% 이상이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의 통합자기자본은 171조1000억원으로 전년말(175조8000억원) 대비 4조7000억원(2.7%) 감소했다.
금감원은 “금리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로 보험계열사 그룹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통합필요자본(최소요구자본합계액+위험가산자본)은 98조1000억원으로 전년말(90조8000억원) 대비 7조3000억원(8.1%) 증가했다. 해외 소속 금융회사의 자산규모 증가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으로 인한 보험계열사 그룹의 장해·질병위험액 증가에 따른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중 교보(201.4%)의 자본적정성 비율이 가장 높고 DB(195.0%), 다우키움(193.8%), 삼성(185.1%), 미래에셋(164.2%), 한화(154.9%), 현대차(146.9%)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말 대비 미래에셋(8.7%p)만 상승하고 나머지 6곳은 하락했다. 교보(37.5%p)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삼성(25.4%p), DB(23.7%p), 한화(17.4%p), 다우키움(14.9%p), 현대차(7.7%p) 순이다.
금감원은 “지난해말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리 영향 등으로 하락했으나 규제비율을 상회해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감원은 “미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금리, 주가 등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자본적정성 비율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금융복합기업집단 내 전이·집중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거래, 공동투자 등 관련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여수신·보험·금투업 중 2개 이상 금융업을 영위하고 금융위원회 인허가·등록 회사 1개 이상을 보유하고,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면 지정된다. 다만, 비주력업종 자산총액이 5조원 미만일 경우 지정에서 제외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