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령산 케이블카 ‘난개발’ 우려

2025-06-25 13:00:21 게재

기존계획보다 네배 규모

시민단체 “백지화” 반발

부산 도심에 위치한 황령산 케이블카 사업규모가 확대되면서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25일 오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황령산 케이블카 2단계 추진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시설 변경안 심의에 나설 방침이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24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허파에 구멍 내는 황령산 난개발을 반대한다”며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부산 도심에 위치한 황령산 케이블카 2단계 사업이 추진되며 난개발에 대한 시민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황령산 정상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전경. 사진 부산시 제공
운동본부는 케이블카 사업이 계획보다 확대되면 환경훼손은 물론 고압선 송전선로와 겹쳐 시민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황령산 개발 사업은 황령산 정상에 높이 118m의 봉수전망대를 비롯해 관광테마형 푸드코트 등 복합 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1단계로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레포츠공원과 전망대를 잇는 539m 길이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1단계 개발에 대한 반대도 심했지만 문제는 2단계 케이블카 사업 추진계획이다. 사업자는 전망대에서 남구 스노우캐슬까지 2.2㎞ 길이 케이블카를 추가로 조성하는 2단계 로프웨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2단계 구간은 기존 1단계 구간의 4배에 달한다. 두 구간을 더하면 금강공원케이블카(1.26㎞)나 송도해상케이블카(1.62㎞)를 넘어 부산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된다.

개발면적이 넓어지면서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운동본부는 환경영향평가부터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황령산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조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데도 개발업자가 환경영향평가를 주관하며 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압선 통과로 인한 시민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점도 지적된다. 운동본부는 “현장을 답사해본 결과 154㎸ 고압선이 지나는 송전선로와 겹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시민안전을 등한시 한 노선이면서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기되는 문제들은 도시계획위원회나 2단계 사업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와 사업 시행사인 대원플러스그룹은 2021년 8월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사업을 추진해 왔다. 총 3단계로 개발하는데 사업비 2조2000여억원을 투입해 황령산 유원지 일대에 케이블카와 대규모 전망대를 만들어 부산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곽재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