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실적 부진에도 주가 15% 급등

2025-07-01 13:00:01 게재

3년 부진 딛고 반등 신호탄

러닝부문 회복에 신뢰 회복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 나이키의 주가가 27일(현지시간) 15.2% 급등하며 4년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나이키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와 함께, 턴어라운드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1분기 실적에서 2억11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것으로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매출 역시 다음 분기에는 한 자릿수 중반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실적보다는 구조조정 이후 회복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복귀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스포츠에 집중할 때, 우리는 승리한다”고 강조하며, 핵심 스포츠 분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러닝 부문 매출이 한 자릿수 후반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 부문은 최근 호카(HOKA), 온(On) 등 경쟁사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던 분야다.

매슈 프렌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이번 실적은 턴어라운드 프로그램으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을 반영한 것이며, 앞으로 역풍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최근 몇 년간 직접 소비자 판매(direct-to-consumer sales) 전략 전환에 실패하고, 라이프스타일 의존도 및 패션 트렌드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10억달러 규모의 비용 증가가 예상되자, 이에 대응해 생산기지를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 유통 신발 중 16%를 차지하는 중국산 비중을 2026년 회계연도 말까지 한 자릿수 후반대로 낮출 계획이다. 나이키 주가 급등은 영국에 상장된 나이키 유통업체 JD스포츠의 주가도 동반 상승시키는 등 유통 파트너사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나이키의 실적 바닥 통과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향후 본격적인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현재 주가 수준에서의 밸류에이션을 EV/EBITDA 지표로 살펴보면, 나이키는 산업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나이키의 EV/EBITDA는 약 24배 수준으로, 동종 스포츠·의류 산업 평균(약 10배 안팎)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이는 시장이 여전히 나이키에 대해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과거 10년간 나이키의 평균 EV/EBITDA가 약 26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은 자사 역사적 밸류에이션 대비로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대적인 저평가와 실적 반등 기대를 고려했을 때, 세계적인 브랜드 회사에 유효한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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