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초등학생 2박3일간 ‘독도 수호대’

2025-07-04 13:00:04 게재

금천구 광복 80주년·개청 30주년 기념

책·문화예술로 소통하고 태극기 재조명

“2학년때부터 독도 땅을 밟아보고 싶었어요. 역사적 가치, 지리적 가치, 생태적 가치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정심초등학교 5학년 이연서 학생이 3년만에 ‘인생 목표’를 이뤘다. 각종 언론보도나 누리소통망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게 됐고 탈북 청소년합창단과 합동공연을 펼친 이승철 가수처럼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꿈을 키워왔다. 지난달 독도 방문에서는 또래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그 꿈을 대신했다. 연서는 “묵묵히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비대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유성훈 구청장이 초등학생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 금천구 제공

4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초등학교 5·6학년으로 구성된 ‘독도수호대’를 꾸려 지난달 말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했다. 광복 80주년이자 금천구 개청 30주년을 기념해 연초부터 준비한 행사다. 2025년은 금천구가 영등포구에서 구로구를 거쳐 홀로서기를 한 지 30년 되는 해다. 유성훈 구청장은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 광복 80주년까지 겹친 의미 있는 해”라며 “8.15의 의미를 현재 가치로 승화·발전시키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고 주민화합을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서를 비롯해 각 초등학교에서 23명이 참여했다. 자기소개서와 지원동기, 울릉도와 독도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적은 참가신청서를 받는 등 선발과정도 치열했다. 아이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이유와 가치를 배우고 싶다”거나 “독도의 역사적 의미와 일본의 왜곡된 주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유 구청장은 “학교측에 추천을 요청했는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 시험으로 선발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독도 의용수비대 기념관에 이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울릉도 나리분지 등을 방문해 역사와 생태 등을 고루 배웠다. 특히 독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독도 퍼포먼스’는 당일 섬을 방문한 다른 관람객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서 어머니 조효순(51·독산동)씨는 “같은 날 독도를 관람한 관광객이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른 모습을 찍어줬다며 보내온 사진을 보고 감동했다”며 “아이가 나라와 사회를 함께 생각하는 성인으로 자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책과 문화예술로 소통한다. 3.1절과 6.1의병의날 광복절이 각각 포함된 3월과 6월 8월에 여는 ‘북콘서트’가 대표적이다. 구와 문화재단, 도서관 관장들로 구성된 실무회의체에서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작가, ‘덕혜옹주’ 저자인 권비영 작가, ‘범도’의 방현석 작가를 선정했다. 독산동 주민 박성희(75)씨는 “권비영 작가를 만나고 싶어서 구청까지 직접 찾아가 신청하고 시간을 맞추려고 식사도 감자로 대충 때우고 서둘렀다”며 “8월 행사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4일에는 ‘주민 대화합 기념행사’를 연다. 5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구는 독도수호대 영상 상영을 비롯해 세대를 아우르고 기억과 희망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극기도 재조명한다. 다음달 1일부터 태극기 이어 그리기와 함께 태극기 변천사 특별전시전을 진행한다. 구청에는 대형 태극기를 내걸어 주민들이 일상에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주권정부의 출발점은 지자체”라며 “광장의 목소리를 받아안아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민 화합으로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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