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건설사 폐업 304건 ‘급증’
건산연 “ M&A 지원해야”
구조조정 장기화 우려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기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소 건설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3일 발표한 ‘건설업 인수합병(M&A)의 최신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종합건설기업 폐업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500건이 넘게 이어졌으나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00건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4년 새 다시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64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폐업건수는 304건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600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을 넘어선 규모다.
6월까지 접수된 폐업 신고 중에는 ‘사업 포기’가 250건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회사 도산’(8건)과 ‘경영 악화’(5건)를 포함하면 경기침체로 인한 폐업 사례가 전체의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 등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회생절차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건설업계의 법정관리 규모는 2022년 1건에서 2023년 4건, 2024년 6건에 이어 올해는 지난 5월까지 9건을 기록했다.
특히 신동아건설과 삼부토건, 대흥건설을 비롯해 시공능력평가 50~200위권 내 중견건설기업의 회생절차 신청이 증가했다.
건산연은 이러한 상황에서 M&A가 건설기업의 신속한 경영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소 건설기업 M&A의 경우 정보 공개의 한계와 시장의 비체계성이 걸림돌로 작용해 실제 거래 정보는 중개업체를 중심으로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어 정부의 정책 수립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은 중소 건설기업을 위한 M&A 지원 체계를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M&A 지원사업을 사례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실사비용지원 △전문 자문 매칭 △M&A 교육·홍보 프로그램 운영 △정책 간담회와 네트워킹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화랑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건설업계의 M&A는 단기적인 경영정상화를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 혁신과 지속 가능성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중소 건설기업을 위한 맞춤형 정책과 체계적인 지원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