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기대…배당주 ETF 자산 131% 증가

2025-07-04 13:00:19 게재

배당 성향·주당배당금 증가율 등으로 후보군 선별

증권업 비중 높은 배당성장, 고배당보다 성과 우수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다음 과제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하게 증가해 운용자산은 연초 대비 131% 증가했다.

◆투자자금 배당주 ETF로 이동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시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다음 과제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투자자금이 배당주 ETF로 이동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9775억원이 배당주 상품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이는 커버드콜 전략을 제외한 배당주 ETF의 전체 운용자산(AUM) 2조7418억원 대비 36% 정도를 차지한다. 배당주 ETF의 AUM은 연초 대비 131% 상승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금융주 강세,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제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배당주 ETF 특징은 금융 섹터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 고배당주 ETF인 PLUS 고배당주는 금융(57.0%), 경기소비재(13.6%), 통신서비스(8.5%), 산업재(8.0%), 에너지(6.1%)로 금융 섹터가 비중을 압도적으로 크게 차지하고 있다. 코스피 200 금융 지수는 연초 이후 40.0%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보다 13.2%p 높은 수준이다.

◆배당 성향 35% 이상 상장사에 차등화된 세율로 분리과세 적용 = 시장전문가들은 배당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제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 배당소득은 지방세를 포함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 한다.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에 합산해 최고 49.5% 누진과세를 적용한다. 이는 대주주의 세금 부담 우려로 상장사가 소극적인 배당을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를 해결하고 배당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국회에 발의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배당 성향 35% 이상 상장사에 차등화된 세율로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배당성향 제고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인센티브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아직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그 방향성만으로도 시장 내 배당정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2015년에도 유사한 취지의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시행된 바 있으며, 당시 정책 기간 동안 실제 현금배당 규모가 연속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며 “최근 상법 개정과 함께 배당 관련 세제 인센티브가 다시 논의됨에 따라 거버넌스를 고려한 배당 전략이 투자 판단의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 그렇다면 고배당과 배당성장주의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대신증권은 배당정책에 구조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기 위해 코스피200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배당의지→유인→여력 등 3단계 스크리닝 로직을 적용해 배당성향이 35% 이상이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주당배당금(DPS) 증가율이 10% 이상인 기업을 ‘우선 관찰 대상군‘으로 분류했다. 정책 변화에 실질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또 배당 성향이 아직은 25~34%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배당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기업은 ‘전환 후보군’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아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지만 최대주주 유인과 재무적 여력을 함께 갖춘 기업으로서 제도 변화 시 빠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단순 고배당 실적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변화에 구조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 다시 말해 배당정책을 주주환원 전략으로 내재화한 배당성장주에 주목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배당 확대의 의지(과거 배당정책 일관성과 DPS 증가), 유인(최대주주 지분 구조에 따른 절세 효과), 여력(이익잉여금과 현금자산 기반 실행 가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은 정책 변화에 실질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평가된다”며 “여기에 더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는 배당성장 ETF가 4개 있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TIGER 배당성장, KODEX 배당성장은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형이고, KoAct 배당성장액티브는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구성 종목이 바뀌는 액티브형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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