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도 '서연고' 합격선 오히려 올랐다
첨단학과·대기업 계약학과 선호도 여전히 높아
9일 종로학원 발표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정원이 대폭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서연고) 첨단학과와 대기업 계약학과 합격선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면서 첨단학과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 결과다.
◆서연고 첨단학과 합격선 줄줄이 상승 =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수시 일반전형 합격선은 2025학년도 2.01등급으로 전년 2.65등급보다 0.64등급 상승했다. 지역균형전형도 1.26등급으로 전년 1.29등급보다 0.03등급 올랐다. 두 전형 평균 합격선은 1.64등급으로 전년 1.97등급보다 0.34등급 상승했다.
SK하이닉스와 계약관계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계약추천전형에서 3.79등급을 기록해 전년 3.85등급보다 0.06등급 올랐다. 학업우수전형은 1.72등급으로 전년 2.13등급보다 0.41등급 크게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계약추천전형은 3.78등급으로 전년 4.03등급보다 0.25등급 상승했다. 학업우수전형도 2.17등급으로 전년 2.29등급보다 0.12등급 올랐다.
삼성전자와 계약학과인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학업우수전형이 2.39등급으로 전년 2.54등급보다 0.15등급 상승했다. 다만 계약적합전형은 4.14등급으로 전년 3.64등급보다 0.5등급 하락했다.
고려대 대기업계약학과 합격점수 평균은 3.00등급으로 전년 3.08등급보다 0.08등급 상승했다. 고려대는 대기업계약학과 합격생 상당수가 과학고 자사고 출신임을 고려해 내신 합격점수를 이해해야 한다.
연세대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추천전형 점수는 1.20등급으로 전년 1.47등급보다 0.27등급 상승했다. 활동우수전형은 2.15등급으로 전년 2.17등급보다 0.02등급 올랐다.
LG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활동우수전형은 2.04등급으로 전년 2.48등급보다 0.44등급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세대 대기업계약학과 2개 학과 평균 합격점수는 1.80등급으로 전년 2.04등급보다 0.24등급 상승했다.
서연고 첨단학과 및 대기업계약학과 평균 합격점수는 2.42등급으로 전년 2.59등급보다 0.17등급 상승했다. 서연고가 합격선을 공개한 11개 전형부문에서 합격선이 상승한 전형은 10개로 대부분 수시 전형에서 합격선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도 삼성전자와 계약관계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과학인재전형이 4.60등급으로 전년 4.66등급보다 상승했다. 탐구형전형에서도 3.96등급으로 지난해 4.06등급보다 상승했다.
반면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는 4.98등급으로 전년 4.83등급보다 하락했고, 탐구형전형에서도 3.52등급으로 전년 2.81등급보다 하락했다. 성균관대 4개 전형 부문에서 2개 전형이 상승했으나 과학고 학생들의 합격비율이 높은 경우를 감안할 때 점수가 하락한 전형도 의미있게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 계약학과 여전한 인기 = 일부 대학 대기업계약학과에서는 합격선이 다소 낮아진 부분도 발생했다. SK하이닉스와 계약관계인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일반전형은 4.45등급으로 전년 4.24등급보다 하락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추천형전형은 1.28등급으로 전년 1.26등급보다 하락했고, 서류형전형은 3.02등급으로 전년 2.42등급보다 하락했다. LG유플러스와 계약관계인 숭실대 정보보호학과 SSU미래인재전형은 2.49등급으로 전년 2.47등급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최상위권 일반고 학생들이 의대 등으로 빠지면서 과학고 자사고 출신 합격생이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발표된 학교내신 등급점수로 볼 때 일반고 학생들로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별 2025학년도 계약학과 수시 합격점수는 삼성전자 3.37등급, SK하이닉스 2.85등급, 현대자동차 2.98등급, LG디스플레이 2.04등급, LG유플러스 2.49등급을 기록했다.
임성호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큰 폭으로 확대되며 첨단학과 대기업계약학과 등에서 수시 합격선이 당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과 달리 서연고 합격선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들에서도 합격생이 과학고 출신임을 감안할 때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른 영향은 크게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됐지만 의대와 비교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첨단학과 반도체 등 대기업계약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취업난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과 직접 연계된 대기업 계약학과의 선호도 상승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주요 대학 계약학과 =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자동차),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삼성전자), 한양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 외에도 포항공대(POSTECH), 4대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 등도 서울 주요 대학과 유사한 형태의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